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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튜버가 AI 반도체 사피온을 소개하는 모습. [유튜브 SAPEON 캡처] |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한때 엔비디아 대항마 꿈꿨는데…”
한때 엔비디아 대항마를 꿈꿨던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계열사 ‘사피온’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피온과 리벨리온의 연내 합병 계획이 발표되면서, 사피온 직원들 사이에선 “스톡옵션이 휴지조각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사피온 측은 향후 합병법인에서 보상 지급을 논의한다는 계획이지만, 사피온 직원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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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을지로 사옥. [SK텔레콤 제공] |
18일 ICT업계에 따르면 사피온의 한국 지사 격인 ‘사피온코리아’는 최근 타운홀미팅을 열고, 임직원 간 합병 과정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당시 타운홀미팅에서는 스톡옵션 행사에 대한 직원들의 질문이 쇄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에서는 스톡옵션의 가치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피온은 SK텔레콤→사피온INC(미국 법인)→사피온코리아(한국 지사) 순의 지배구조에 속해있다.
사피온코리아 직원들은 ‘사피온INC’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직원들은 당초 사피온 미국법인을 상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사피온코리아와 리벨리온의 합병 법인을 국내에 상장 시키는 절차가 시작되면서, 사피온INC의 상장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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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온 X330. [사피온 제공] |
스톡옵션을 보유한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자, 사피온 측은 이날 타운홀미팅에서 새 합병법인(사피온코리아+리벨리온)에서 보상안 성격의 스톡옵션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보상 성격의 스톡옵션이 지급되더라도, 스톡옵션 행사를 위한 근무 지속 기간을 새로 채워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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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온 사내 익명 게시판 게시글. [독자 제공] |
직원들의 이탈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하드웨어 관련 팀장급 직원 3명이 줄지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내 익명 게시판에는 “저는 이직 준비합니다”, “나가라고 등 떠밀어 주는데 나가는 게 맞지 않을까요?”, “다들 능력 있으시니, 좋은 곳에 다시 만납시다” 등 퇴사를 암시하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사피온코리아와 7월 말께 합병 계약 체결이 예정된 리벨리온은 상장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리벨리온은 최근 내년 하반기 이후 IPO 추진 목표로 주관사 선정을 나섰다. 16~17일 이틀에 걸쳐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