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지하철 [연합] |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전산 장애로 수천편의 항공기 운항이 지연·취소된 것과 달리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주요 대도시의 대중교통망은 노후화된 관리시스템 때문에 큰 장애 없이 정상 운행됐다고 미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주요 도시의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시스템은 일부 운행 지연과 신호 문제가 발생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평소와 큰 차이 없이 운행됐다.
미국 내에서 대중교통망이 가장 큰 뉴욕시의 경우 도착시간 알림 서비스가 일부 중단된 것을 제외하면 운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뉴욕의 대중교통을 담당하는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은 이날 전 세계적인 IT 대란으로 일부 고객 대상 정보시스템이 일시적으로 중단됐지만 열차와 버스 운행은 전산 장애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노 리버 MTA 사장은 이날 글로벌 전산 장애 영향에 대해 “뉴욕시 대중교통은 전속력(full speed)으로 운행 중”이라고 말했다.
뉴욕시 지하철의 경우 만성적인 예산 부족 탓에 시설이 노후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오래된 운영 시스템 때문에 최신 소프트웨어 탓에 발생한 이번 사태 여파를 피해 갈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미국에서 대중교통 이용 비중이 높은 도시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도 전산 시스템 노후화로 이번 전산 사태 충격에 별달리 노출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시 교통국의 에리카 카토 대변인은 전산 장애 사태를 비껴간 이유에 대해 “우리 메인시스템은 인터넷망에 연결조차 안 돼 있다”라고 말했다.
미 중서부 최대 도시인 시카고 역시 대중교통망은 별다른 여파가 없었다고 시카고교통국(CTA)은 전했다.
반면 미국 각지의 공항은 대규모 항공기 운항 지연 및 취소 사태로 큰 혼란이 빚어졌다.
아메리카, 델타, 유나이티드 등 5개 미국 항공사는 이날 한때 항공기 추가 이륙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항공편 운항과 탑승수속 서비스가 지연되거나 멈추면서 미국 전역의 공항에서 대혼란이 발생했고,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번 사태는 MS의 운영체계(OS)로 구동되는 서버, PC의 보안툴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배포한 업데이트 패치에 오류가 발생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배포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패치가 윈도 운영시스템과 충돌한 탓에 이를 사용하던 전산장비들이 멈춘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글로벌 항공 분석 전문업체 ‘시리움’ 자료를 인용, 이날 하루 전 세계 공항에서 항공기 5천대의 운항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미국의 델타항공의 경우 항공기 취소율이 20%에 달해 타격이 가장 컸으며, 운항 지연·취소에 따른 후속 항공일정 취소는 주말 내내 이어질 수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