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과 포옹하고 있는 모습 [AP]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자진 사퇴한 데 대해 “애국적 결단”이라며 지지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대안으로 평가받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자신의 재임기간 8년간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온 오바마 전 대통령은 TV토론 참사 후 초기에는 바이든 대통령을 ‘엄호’했지만 이후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용퇴론을 주변에 전하며 바이든 중도하차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공식 포기 발표 후 성명을 통해 “바이든은 나의 소중한 친구이자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미국의 가장 중대한 대통령 중 한 명이었다”며 “오늘 우리는 또 그가 최고의 애국자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종식과 일자리 창출, 총기 규제 법안 통과, 기후 변화 해결을 위한 투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처 등 바이든 대통령의 업적을 나열하며 “바이든은 트럼프 행정부의 4년간의 혼란, 거짓, 분열에서 벗어나게 해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하고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그가 평생 싸워온 모든 것과 민주당의 모든 것이 어떻게 위험에 처하게 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 지형을 보고 새로운 후보자에게 횃불을 넘겨야 한다고 결정한 것은 분명 그의 인생에서 힘든 결정이었겠지만 미국을 위해 옳다고 믿지 않았다면 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나라 사랑에 대한 증거이며, 미국 국민의 이익을 자신의 이익보다 우선시하는 진정한 공직자의 역사적인 사례로, 미래 세대의 지도자들이 잘 따라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 미지의 바다를 항해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나는 우리 당의 지도자들이 뛰어난 후보가 나올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뛰어난 후보’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미지의 바다(uncharted waters)’는 ‘해도(海圖)에 없는 바다’로 ‘유례 없는 대혼란’이라는 뜻도 갖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나는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관대하고 번영하며 단결된 미국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비전이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충분히 드러날 것이라고 믿는다”며 “나는 우리가 모두 그 희망과 진보의 메시지를 11월과 그 이후까지 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