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환노위 통과에 산업계 “노사 관계 돌이킬 수 없는 파탄”

지난 16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소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정한 ‘노란봉투법’을 의결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2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주도로 이른바 ‘노란봉투법’을 단독 처리한 것을 두고 산업계가 “노사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파탄 국면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금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은 여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며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우리나라 법체계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경영계의 의견을 철저하게 무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경총은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21대 국회의 개정안보다 더욱 심각한 개악안을 강행처리하며 국가 경제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현재 불법쟁의행위를 둘러싼 손해배상문제의 절대다수는 폭력적으로 이뤄지는 사업장 점거 관행에서 비롯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정안은 이를 개선하기 위한 법 개정 내용을 전혀 담지 않고 오히려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사실상 봉쇄해 극단적인 불법쟁의행위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심지어 개정안은 사용자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노동조합의 불법행위 손배배상 책임을 면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어 개정안이 현실화할 경우 산업현장은 사용자의 불법을 이유로 내세워 극단적인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현상까지 만연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한국무역협회 역시 이날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무협은 “작년 대통령 거부권으로 폐기되었던 동 개정안은 22대 국회 개원 이후 다시 살아나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법사위로 회부됐다”며 “그동안 경제계에서 절박한 목소리로 제기해 온 우려가 닿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

이어 “사용자의 범위를 무분별하게 확대함으로써 노사 관계의 혼란을 야기하고, 노조의 불법쟁의행위로 인한 사용자 측 피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면제함으로써 노조의 불법 파업과 현장의 갈등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며 “이번 입법은 노동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기업의 법적 위험부담이 커져 경영위축은 물론 국내 탈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 수출이 올 하반기, 또 앞으로도 우상향 모멘텀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든든한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며 “부디 국회에서 기업과 경제를 무너뜨리는 법안 처리에 경도하기보다는 합리적 노사문화 구축을 위한 법·제도 개선에 뜻을 모아주기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환노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파업 노동자에게 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걸 골자로 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 직전 항의하며 전원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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