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9월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시작된 2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2024년 신입전공의 모집 홍보물이 붙어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빅5’ 병원을 포함한 전국의 수련병원이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개시했지만, 의료계에서는 전공의들의 지원 자체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22일 서울 시내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원할 경우 “‘꼬리표’가 붙지 않겠느냐”며 우려했다.
전공의들의 무관심 속에 교수들마저 하반기에 뽑힌 전공의들을 교육하지 않겠다거나, 제자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식으로 반응하고 있어 파행이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오는 9월부터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이날부터 31일까지 진행된다.
수련병원이 복지부에 신청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은 7707명이지만,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의 막판 조율 등을 거치면 소폭 조정될 수도 있다.
의료계에서는 애초에 하반기 모집에 지원하는 전공의들이 극소수일 뿐만 아니라, 실제 채용되는 인원도 많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사직 전공의들이 하반기 수련을 재개하기보다는 일반의 자격으로 병의원에 취업하거나, 입대 등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각 수련병원이 수평위에 신청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보다 실질적으로는 더 적게 뽑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련병원이 모집 인원을 공고하고 채용을 진행하더라도 각 진료과에서 적당한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뽑지 않겠다고 하면, 병원이 교수들에게 전공의 채용을 강제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하반기 전공의 모집과 수련에 대해 공식적인 거부 의사를 밝힌 교수들도 있다.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는 이날 “현 상황에서는 이들을 제자와 동료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공의들의 자리를 비워두고 그들이 돌아오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의대 영상의학교실 교수들 역시 “하반기에 입사한 전공의에 대한 교육과 지도를 거부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교수들이 잇달아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면서 지원이 크게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대 증원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는 이날 입장문에서 “현 사태를 해결하고 의료 정상화를 가능케 할 수 있는 특효약은 2025년도 의대 증원을 비롯해 그동안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해 온 의료 정책들을 2월 6일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무모한 의대 증원을 취소하고 신뢰 관계를 회복한 후 의정 협의를 시작하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