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판매자 자금난 ‘눈덩이’…“연쇄도산 우려 커진다”

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 정산 지연 사태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수많은 중소 판매자(셀러)의 도산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줄도산이 현실화할 경우 은행 등 금융권에도 피해까지 번질 수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 등 큐텐그룹 계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6만곳 가운데 상당수가 자금 사정이 열악한 중소 판매자들이다. 이들은 현재 5월 판매분의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산이 지연되면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6∼7월 판매대금 정산 일정이 불확실해 향후 중소 판매자의 자금난 가능성이 크다. 전체 미정산 금액을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수십억원까지 받지 못한 판매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특히 디지털·가전이나 여행 등 거래 금액이 큰 부문의 영세 판매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 업계 역시 도산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크다.

현금 사정이 넉넉치 않은 영세 판매자들은 선정산 대출로 당장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고 있다. 선정산 대출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판매자가 은행에서 판매대금을 먼저 지급받고, 정산일에 은행이 해당 플랫폼에서 대금을 받아 자동 상환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의 ‘7개 플랫폼 입점업체 정산대금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2022년 4년간 선정산 대출총액은 1조3000억원을 웃돌았다. 연간 대출액은 연간 대출액은 2019년 252억원에서 2022년 6239억원으로 25배로 급증했다.

플랫폼별로는 쿠팡 입점사의 대출액이 가장 많았다. 위메프가 다음이다. 이들은 정산 주기가 상품 판매 후 최대 두 달 후로 이커머스 플랫폼 중에서 가장 긴 업체들이다.

문제는 티몬과 위메프의 매출과 거래액이 최근 급감한 가운데 남은 대금의 정산이 언제 정상화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요 은행들이 티몬과 위메프의 대출 상환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전날부터 두 플랫폼 판매자에 대한 선정산 대출을 중단해, 판매자들의 자금난은 심화될 전망이다.

피해 규모가 커질 양상을 보이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소비자와 판매자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 당국에서 신속히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 정산 지연 사태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의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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