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을 되찾기 위해 ‘집중적 노력’을 하고 있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미국 의회연설 발언에 대해 하마스가 거짓말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신화 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순전한 거짓말이며 이스라엘과 미국, 전세계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마스는 “그(네타냐후)는 이집트와 카타르의 형제들의 지속적인 중재 노력에도 전쟁을 끝내고 합의에 이르려는 모든 노력을 좌절시킨 바로 그 사람이었다”고 강조했다.
하마스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안보통제권을 갖겠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구상도 “순전한 망상이자 환상”이라면서 “팔레스타인 인민의 운명과 누가 그들을 통치할 것인지 정할 권리는 팔레스타인인에게만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의 성명에는 미국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스라엘에 정치·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고 국제사회의 제재에서 보호해주는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주장도 담겼다.
이와 별개로 하마스 고위 당국자 사미 아부 주흐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네타냐후 총리의 이날 연설은 그가 하마스와의 휴전을 원치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주흐리는 “네타냐후의 연설은 거짓말로 가득하며, 그의 군대가 가자 주민들을 상대로 저지르는 집단학살 전쟁의 범죄들을 은폐하려던 시도가 저항에 직면해 실패했다는 것을 가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의 대변인인 나빌 아부 루데이네도 "팔레스타인인은 누가 그들을 통치할지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이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안보와 안정을 이뤄낼 유일한 해법은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이라는 게 우리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워싱턴DC 미국 의회에서 진행한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하마스와의 전쟁을 “문명 간 충돌이 아니라 문명과 야만의 충돌”로 규정하며 미국의 신속한 군사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인질 석방을 위해 “집중적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군사 능력과 가자지구 통치를 소멸시키고 모든 인질을 집으로 데려올 때까지 싸울 것이다. 그것이 완전한 승리이며 우리는 그 이하로 타협(settle)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는 유대 안식일이었던 작년 10월 7일 새벽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약 1200명의 민간인과 외국인, 군인을 살해하고 250여명을 납치해 전쟁을 촉발했다.
이후 9개월여간 이어진 전쟁으로 가자지구에선 3만9천여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 중 100여명은 지난해 11월 일시휴전이 성사되면서 풀려났고, 소수는 이스라엘 당국에 구출됐다. 그러나 일부는 전쟁 중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또 120명가량은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으며, 이 중 3분의 1가량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이스라엘 측은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