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일본 도쿄에서 시민들이 도쿄역 안을 걸어다니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일본 인구가 15년 연속 감소한 가운데 줄어든 인구를 외국인이 채우고 있다. 인구 10명 중 1명이 외국인인 지역이 14곳으로 늘었고, 일부 지역은 외국인 비율이 30%를 돌파했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외국인 비율이 10%를 넘는 일본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 지방자치단체)은 14곳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2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관광지와 산업 단지에 외국인 거주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 리조트가 많은 홋카이도 점관촌의 경우 외국인 비율이 33.8%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비율이 30% 넘었다. 이 지역은 지난해에도 외국인 비율이 23%로 높은 편이었으나 일년 사이에 외국인이 추가로 유입됐다. 닛케이는 “해당 지역에 사는 외국인은 중국 등 아시아 출신이 80%를 차지한다”며 “이들은 대부분 대형 리조트나 호텔 기숙사에 거주한다”고 설명했다.
대만 TSMC 공장이 들어선 구마모토현은 지난해보다 외국인이 24.2% 늘어 전국에서 가장 외국인 유입 속도가 빨랐다. TSMC 공장이 있는 구마모토현 기쿠요쵸는 외국인이 458명 증가해 지난해 111명보다 4배 가량 증가했다. 해당 지역은 대만 등에서 외국인 직원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전날 일본 총무성 발표에 따르면 일본 내 외국인은 1월 1일 기준 332만3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만9000명 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닛케이는 “코로나19 이후 2년 연속 외국인이 10%씩 늘고 있다”며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외국인 비율은 2.7%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경제활동을 담당하는 생산가능인구(15세~64세) 내 외국인 비율은 3.8%로 경제활동에서도 유의미한 수치가 됐다.
같은 기간 일본인 인구수는 1억2156만1801명으로 전년보다 86만1237명 줄었다. 15년 연속 인구 수가 감소한 것으로 감소폭은 1968년 조사 개시 이래 가장 컸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사망자 수가 157만 90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출생자 수는 72만 9000명으로 가장 적었다.
인구가 증가한 광역 지방자치단체는 47개 도도부현 가운데 수도권인 도쿄도를 비롯히 3곳에 불과했고 이 마저도 외국인을 제외할 경우 인구가 늘어난 곳은 도쿄 뿐이었다. 리크루트웍스 연구소에 따르면 인구감소로 인해 2040년까지 일본 안에서 약 1100만 명의 노동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야마와키 케이조 메아지대 교수는 “일본 전역에서 외국인의 정착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인구가 적은 소규모의 지자체일수록 인원이나 재원 확보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어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도시에서 지방까지 일본 전역에서 외국인이 각종 산업을 지탱하는 수준”이라며 외국인 정착을 위한 추가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