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찻길 사고 예방·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도로에 나타난 고라니를 감지하고 있는 모습 [포스코DX 제공] |
포스코DX가 환경부와 협력, 영상인식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동물 찻길 사고(로드킬) 예방·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에 나선다.
포스코DX는 26일 환경부·국립공원공단·국립생태원과 동물 찻길 사고 예방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경기 성남 포스코DX 판교사무소에서 진행된 체결식에는 정덕균 포스코DX 사장, 이병화 환경부 차관,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 조도순 국립생태원장 등이 참석했다.
동물 찻길 사고 예방·모니터링 시스템은 스마트 CCTV로 도로에 출현한 야생동물을 감지하고, 영상인식 인공지능(AI)으로 판독·분석, 운전자에게 LED 전광판으로 도로 상황을 실시간 알려준다. 이 시스템은 포스코그룹이 계열사의 역량을 모아 사회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는 ‘세포시(세상을 바꾸는 포스코그룹 시너지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포스코DX는 AI 기술을 적용해 영상을 자동 인식·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을 적용, 영상에 포착된 객체와 행동을 자동으로 탐지·분석하고 딥러닝 기법을 통해 정확도도 높일 수 있다. 또 야생동물의 종류, 출현 시간 등 다양한 정보를 빅데이터로 분석한 후 출몰 가능성까지 예측하는 기능도 구현할 수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포스코DX는 오대산국립공원 진고개 부근과 경기 양평 국도 6호선 일대의 동물 찻길 사고 다발 구간 2개소에 관련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관련 기관과 협력해 단계별로 확대 설치를 지원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국립공원공단·국립생태원과 함께 실무협의회를 운영하는 등 행정적·기술적 지원을 총괄한다. 국립공원공단은 오대산국립공원에 시스템이 설치될 수 있도록 제반 행정사항을 지원하고, 다른 국립공원으로 확산을 추진한다. 국립생태원은 생태적 자문·모니터링, 사업 효과성 분석을 지원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시스템의 효과가 인정되면, 동물 찻길 사고 저감대책에도 반영하는 등 전국 확산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에 앞서 포스코DX는 지난해 세포시 사업 일환으로 국립공원공단과 협력해 한려해상국립공원 경남 남해 상주·금산 지구에 동물 찻길 사고 예방·모니터링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구축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시스템 운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오소리, 고라니 등 야생동물 출현이 163건 있었으나 사고는 한 건도 없었고, 해당 구간을 지나는 차량 속도는 평균 35% 이상 감속됐다.
정덕균 사장은 “산업현장에 주로 적용해 온 AI 기술을 활용해 도로상에서 희생되는 야생동물 보호와 운전자의 안전을 지원할 수 있게 돼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시스템이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권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