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브리티시오픈 제패…상금 44.8만 달러
첫 메이저대회 우승·내년 디오픈 출전권도
최경주가 28일(현지시각) 영국 스코틀랜드 커누스티의 커누스티 골프링크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시니어 오픈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뉴시스 제공] |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탱크’ 최경주(54)가 한국인 최초로 시니어 메이저 골프대회를 제패하며 또 한번 한국 골프 역사에 굵은 족적을 남겼다.
최경주는 29일(한국 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커누스티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더 시니어 오픈(총상금 285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했다. 최경주는 이번 경기 우승으로 상금 44만7800 달러(한화 약 6억2000만원)와 함께 내년 디오픈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더 시니어 오픈은 미국과 유럽의 시니어 투어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와 레전즈 투어의 메이저 대회다. 최경주는 이 대회 우승으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 양쪽 시니어 투어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미 PGA 투어 한국인 첫 우승과 최다 우승(8승), 그리고 PGA 투어 챔피언스 한국인 첫 우승을 한 그는 양 대륙의 시니어 투어 메이저대회까지 석권하며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었다.
특히 PGA 투어에서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하고도 마스터스에서 3위에 그치는 등 끝내 이루지 못한 메이저대회 우승을 시니어 무대에서 마침내 이뤄내 더욱 뜻깊었다.
더 시니어 오픈에서 아시아 선수가 우승한 것은 지난 2002년 스가이 노보루(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최경주가 28일(현지시각) 영국 스코틀랜드 커누스티의 커누스티 골프링크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시니어 오픈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뉴시스 제공] |
1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최경주는 초반이 불안했다. 1번 홀(파4) 보기에 이어 5번(파4), 6번 홀(파6)에서 또 1타씩을 잃었다. 6번 홀에서는 페널티 구역에 볼을 빠트렸다. 샷은 겨냥한 방향과 달리 날아갔고, 그린에서는 스피드를 맞추지 못했다.
반면 1타차 2위로 출발했던 리처드 그린(호주)이 파 행진을 벌이며 선두로 올라서고 최경주는 2타차 2위로 밀려났다. 여기에 앞 조에서 경기한 폴 브로드허스트(잉글랜드)가 4, 5번 홀 버디로 최경주를 제치고 2위가 됐다.
졸지에 3위까지 밀린 최경주는 그러나 물러서지 않았다. 9번 홀(파4)에서 3m 버디 기회를 만들어 이날 첫 버디를 뽑아냈고, 10번 홀(파4)에서 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공동 선두가 됐다.
자신감을 되찾은 최경주는 12번 홀(파5)에서 기가 막힌 쇼트게임으로 탭인 버디를 잡아내고, 13번 홀(파3)에서는 티샷을 홀 1m 옆에 붙여 연속 버디를 뽑아냈다. 특히 14번 홀(파5)에서 8m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최경주는 이글 퍼트가 들어가자 주먹을 불끈 쥐는 그의 간판 세레모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티샷이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개울 바로 앞에 멈추는 등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최경주는 차분하게 세 번에 걸쳐 그린에 볼을 올린 뒤 퍼트 두 번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5m 파퍼트를 홀에 딱 붙여 챔피언 퍼트를 마친 최경주는 두 팔을 번쩍 들고 기뻐했고, 그린 옆에서 기다리던 아내 김현정 씨와도 얼싸안고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한편 유럽 시니어투어에서 3차례 우승한 그린은 이날 버디 4개에 보기 3개로 1타를 줄인 끝에 준우승(8언더파 280타)에 만족해야 했다. 버디 3개에 보기 1개를 곁들여 2타를 줄인 넓은 브로드허스트가 3위(6언더파 282타)를 차지했다.
양용은은 2언더파 70타를 쳐 22위(4오버파 292타)에 올랐다.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잡아낸 양용은은 6번 홀(파5) 트리플보기를 기록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