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 [연합] |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한 달 넘게 협상을 이어온 올해 우유 원유(原乳) 가격이 동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 협상소위원회는 음용유용 원유의 기본 가격을 동결하는 것으로 이견을 좁혔다. 이날 열리는 14번째 협상에서 세부 내용을 조정한 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원윳값이 최종 동결되면 이는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앞서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11일부터 원윳값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은 지난달 11일부터 현재까지 13차례 이어졌다. 협상 마감 기한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이달 말까지 한 달 연장됐다.
국내 원유 가격은 유업계와 낙농가의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음용유 사용량이 전년 대비 2% 감소한 상황을 반영해 생산비 상승분(ℓ당 44원)의 0~60% 범위에서 가격 인상을 권고했다. 지난해 낙농가의 우유 생산비는 ℓ당 약 1003원으로 전년(959원) 대비 4.6% 증가했다. 올해 원윳값은 농가 생산비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ℓ당 26원까지 오를 수 있다. 현재 ℓ당 1084원인 음용유용 원유를 기준으로 보면 최대 1110원으로 오른다.
원윳값 동결에는 물가안정을 위한 정부의 의지도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동결을 주장하는 유업계와 인상을 요구하는 낙농가 사이의 이견이 계속됐다. 하지만 정부의 ‘음용유 공급량 최소폭 감축’ 당근책을 낙농업계가 받아들이면서 2020년 이후 4년 만에 동결로 가닥이 잡혔다.
정부 관계자는 “전체 우유 산업과 소비자를 고려해 동결하는 방향으로 논의했다”며 “협상안 세부 문구를 조정해 30일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협상 결과, 흰 우유 등 신선 유제품의 원료인 ‘음용유용 원유’는 ℓ당 88원 올라 1084원이 됐다. 치즈 등 가공 유제품의 재료인 ‘가공유용 원유’는 ℓ당 87원 올라 887원이 됐다. 이는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큰 인상 폭이었다. 유업계는 매년 원윳값이 정해지면 이를 토대로 우윳값을 조정해 왔다. 지난해 원윳값 인상에 따라 우유 소매가는 ℓ당 3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