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그의 정확한 재산 규모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구 대표는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현안 질의에서 큐텐 지분 가치에 대해 “회사가 잘나갈 땐 5000억원으로 평가받았지만 현재는 많이 하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초구 아파트(매매가 60억~70억원)와 통장에 현금 10억~20억원이 있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큐텐 지분은 사실상 휴지조각”이라며 “현재 공개된 재산 외에 있을지 모르는 재산에 대해 당국이 면밀히 파악해 피해자 구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구 대표의 정확한 재산 규모는 향후 수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자금추적 과정에서 이미 드러난 강한 불법 흔적이 있었다”며 “지난 주말이 지나기 전에 검찰에 수사의뢰를 이미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자금흐름을) 지금 확인 중”이라며 “가급적 선의를 신뢰해야 하겠지만 최근 금융당국과의 관계에서 보여준 (큐텐 측의) 행동이나 언행을 볼 때 상당히 양치기 소년 같은 행태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G마켓 성공신화’로 유명한 구 대표는 한 때 ‘수천억 부자’로 알려져 있었다. 2009년 이베이는 당시 G마켓 지분 34.21%를 4억 1300만 달러(당시 5500억 원)에 인수했다. 이베이가 나머지 지분을 공개 매수할 때 구 대표도 보유 지분을 팔았다. 구 대표는 당시 700억 원대 현금을 번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 대표는 2018년에는 큐텐 재팬을 이베이에 매각했다. 다만 이때 받은 매각대금은 이베이가 갖고 있던 큐텐 지분을 사들이는 데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이날 정무위에서 “G마켓을 매각하고 700억 원을 받았는데 큐텐에 다 투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회 중 취재진에게 “큐텐 재팬을 두 배에 매각하면서 받은 대금도 다른 투자자들한테 환불하고, 다 투입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