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랗게 질릴 때마다 황금기둥 세우는 ‘이곳’”…‘사상 최고’ 금 투자 지금도 늦지 않았다?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망고보드]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휩싸이자 대표 안전자산인 '금'으로 동학개미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내 유일 금 현물 ETF의 투자 규모도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난 것이다. 경기 불안에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감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도 높아질 전망이다.

4일 금융정보업체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2일 기준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44% 내린 트로이온스당 2469.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금값은 이날 장중 2522.5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2520달러선 마저 뚫었다. 올 들어서만 21% 넘게 올랐다. 지난달 12일 이후 2400달러대에서 머물던 금값은 이젠 2500달러선 다지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주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금 투자 수요가 커지고 있다. 지난 2일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미국 경기 침체 공포의 직격탄을 맞으며 지수가 일제히 폭락하는 ‘검은 금요일’이 연출됐다. 코스피 지수는 3.65% 급락해 2700선이 붕괴했고, 일본 닛케이 평균은 5.81%, 대만 가권지수는 4.43% 떨어졌다. 미국 제조업·고용 지표의 동반 부진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이렇게 파랗게 질린 하락장에서도 금 현물 ETF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 현물 ETF 투자도 사상 최고 수준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유일 금 현물 ETF인 ‘ACE KRX 금 현물’의 설정액은 1870억원 규모다. 올 들어서만 779억원이 늘었다. 이 상품은 한국거래소가 산출·발표하는 ‘KRX 금현물 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연초까지만 해도 1100억원을 간신히 웃돌던 설정액은 지난달 25일 처음으로 1800억원을 돌파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증시가 불안할 때마다 금을 사들이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개인들은 202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기관(228억원)의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가 출렁인 지난 2일 하루에만 2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지난 4월 16일(27억원) 이후로 최대치다. 4월 16일은 미국 국채 금리가 4.6%를 돌파, 원화값 하락의 충격으로 코스피가 전날보다 2% 넘게 내렸던 날이기도 하다. 올 들어 금 현물 ETF의 수익률은 무려 27%로 상당 수의 개인들은 투자 재미를 봤을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금 가격이 중장기적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는 데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확실시되며 금의 투자 매력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에도 수혜가 예상되는 자산으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세를 올리고 돈을 풀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낙관론을 펴고 있다. 최근 모건스탠리, UBS 등은 연내 금값 전망치를 26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알레호 체르원코 UBS 투자전략가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각국 중앙은행의 높은 수요가 금 가격을 견인할 것”이라고 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도 "중동 전쟁 확전 우려가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달러 약세도 금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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