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사태가 불거진 뒤 해피머니 상품권 사용이 불가능해지자 지난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해피머니 상품권 구매 시민들이 환불 및 구제 대책을 촉구하는 '우산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몬과 위메프(이하 '티메프') 이용자들의 결제액 선환불에 나섰던 네이버페이가 일부 여행사의 모호한 고객 지원안으로 소비자 혼란이 초래된 여행상품 결제 건에 대해서도 선환불에 들어갔다.
4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일부 '티메프' 이용자들은 최근 여행사 등 판매처의 자체 환불이 불확실한 상품 결제액을 네이버페이로부터 선환불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페이는 이용자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티메프') 결제취소 건 재검토 결과 입점 판매처에서 정상적인 상품·서비스 제공 또는 자체 환불(이에 준하는 보상 등 포함) 진행 여부가 불확실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도 "최종 환불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 결제취소 및 선환불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티메프' 피해 이용자들이 모인 SNS 커뮤니티에 따르면 네이버페이가 이 같은 안내와 함께 환불을 추가로 진행한 사례는 대부분 여행상품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당 여행사들이 자사 포인트 등을 활용한 자체 보상 등 고객 지원방안을 공지했지만 네이버페이는 사실상 소비자들이 해당 조치를 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선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티메프' 입점 여행사들은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되자 결제대금에 상응하는 보상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고객 지원안을 발표했지만 일부 여행사는 이용자가 자사에서 동일한 여행상품을 '재결제'한 뒤 '티메프'로부터 대금을 최종 환불 받지 못할 경우에 한해 자체 포인트를 제공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사실상 소비자들은 최고 수백만 원에 달하는 여행 상품을 두 번 결제한 채 '티메프' 측 환불을 무기한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용자들은 일부 여행사의 생색내기식 불투명한 소비자 지원안이 오히려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나 간편결제사로부터 환불받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성토했다.
PG사와 간편결제사들도 여행사들의 불확실한 보상안이 혼란을 야기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여러 여행사가 환불 조치 없이 일방적으로 '여행상품 사용 불가'를 안내하며 사실상 결제취소를 유도, 선환불 조치에 나선 PG와 간편결제사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기때문이다. 또 다른 여행사는 소비자들에게 자체 포인트로 보상하면서 '티메프 환불과 무관한, 위로 차원의 보상'임을 강조해 '중복보상'을 야기해 PG와 간편결제의 손실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사들은 주말에도 많은 인력을 투입해 '티메프' 취소·환불 신청 접수와 선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일까지 접수된 내역 중 검토 완료 건은 2일 환불이 진행됐다며 지난달 28일 결제 취소 접수 채널 운영을 시작한 후 현재까지 다수의 담당자가 역할을 나누어 거래 건 별로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전날 공지했다.
한 PG업계 관계자는 "'티메프'의 협조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수많은 취소, 환불 요청을 밤낮과 주말 없이 처리하고 있다"며 "'티메프' 사태를 여러 기업이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막대한 상황에서 일부 여행사들의 불투명한 고객지원안이 소비자들의 혼선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