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다이허 회의’ 돌입…올해 주제는 ‘애국분투’

3일 차이치(앞줄 가운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가 시진핑 총서기의 위탁을 받아 베이다이허에서 하계 휴가 중인 각계 전문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화망 캡쳐]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중국 전·현직 지도자가 여름철 휴양지에서 주요 현안을 비공개로 논의하는 이른바 ‘베이다이허 회의’가 시작됐다.

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내 실세로 통하는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공식 서열 5위)는 전날 시진핑 총서기의 위임을 받고 베이다이허에서 휴가 중인 전문가들을 찾아 인사를 전했다.

신화통신은 “당 중앙과 국무원의 명의로 전문가 인재 대표를 여름철 베이다이허에 초청해 휴가를 보내게 하는 것은 당과 국가의 인재 사업상 중요한 제도적 안배”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휴가 주제는 ‘애국 분투’로 자연과학·공학·철학·사회과학·문화예술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근교의 허베이성 친황다오 바닷가 휴양지인 베이다이허는 매년 8월이면 지도자들이 모여 국정 방침과 인사 문제 등을 조율해온 장소다. 통상 열흘 동안 진행되는 휴가 겸 회의는 마오쩌둥 시기부터 이어진 전통이기도 하다.

다만 회의 개최 여부나 일정·내용 등이 사전에 공개되지는 않는다. 최근에는 고위 지도자가 베이다이허에 모인 전문가들에 인사를 전했다는 보도가 베이다이허 휴가철의 신호탄으로 해석돼왔다.

베이다이허 휴가 기간을 맞아 중국 최고 지도부의 공개 활동도 잠정 중단됐다. 시진핑 총서기는 지난달 30일 당 중앙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관영 매체 보도에서 며칠째 등장하지 않고 있다.

휴가 기간에는 국정 운영도 속도 조절에 들어간다. 중국 외교부는 관례대로 5∼16일 2주간 정례 브리핑을 중단하기로 했다.

베이다이허 휴가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지만 일각에선 그 정치적 영향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진핑 총서기의 1인 체제가 공고해지고 당내 집단지도체제가 약화하면서 회의보다는 휴가에 더 의미를 두게 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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