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 지수가 장 초반 급락하고 있다. 5일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2776.19)보다 64.89포인트(2.42%) 하락한 2611.30에 개장해 3개월여 만에 장중 2600선이 붕괴됐다. 10시 15분 기준 115.32포인트 하락한 2560.87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면서 이날 오전 11시 00분 20초께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임세준 기자 |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에 5일 코스피가 2거래일 연속 급락하며 장중 26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주 ‘블랙 프라이데이’에 이어 ‘블랙 먼데이’가 연출됐다.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면서 5일 오전 11시 00분 20초께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이란의 보복 공격과 이스라엘의 맞불 대응 예고에 5차 중동 전쟁 위기까지 고조되면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43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3.56포인트(3.50%) 하락한 2582.63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64.89포인트(2.42%) 내린 2611.30으로 출발해 낙폭을 키우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23.94포인트(3.07%) 내린 755.39다.
지난 2일 2020년 8월 20일(3.66%) 이후 약 4년 만에 최대 하락률인 3.65%를 기록하며 2700선을 내준 코스피는 이날 2600선마저 내줬다.
이날 오전 9시 26분 기준시가총액 상위 200위권 중 GS리테일(0.45%)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내리는 등 대형주들이 무차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889개 종목이 내리고 있고, 28개 종목 상승, 5개 종목은 보합이다. 코스피 종목 중 96%가 내리고 있는 셈이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이날 장중 한때 7%대 급락세를 보였다.
닛케이지수는 개장 직후 전일 대비 7.07% 하락한 3만 3369.37을 기록하며 하락폭이 2500을 넘었다.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전망보다 안 좋게 나오며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공포로 바뀐 충격을 그대로 흡수하면서다. 여기에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까지 맞물리면서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월가 일각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아닌 동결을 선택한 것을 두고 정책 실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제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른바 ‘골디락스’에 대한 기대감은 물 건너가고 경기침체 우려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미국 주식시장 투자자들이 ‘골디락스’ 경제를 응원하던 입장에서 불황을 우려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그들(연준)이 실수했다. 금리를 몇 달 전에 내렸어야 했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 달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시티는 7월 고용 보고서 발표 직후 “향후 기업들이 인건비를 줄이려 할 가능성이 커 올해 실업률이 5% 이상 빠르게 상승할 전망”이라며 연준이 9월과 11월 FOMC에서 각각 0.5%포인트씩, 12월 회의에서도 0.25%포인트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이번 고용지표 악화는 팬데믹으로 과열됐던 고용시장이 진정되면서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라며 이를 액면 그대로 모두 받아들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금융리스크 점검회의에서 “최근 미국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증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필요시 상황별 대응계획 에 따라 긴밀한 관계기관 공조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경원·정목희·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