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아파트·업무단지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국내 부동산 커뮤니티에 올라온 결혼 1년차 30대 남성의 하소연이 화제다.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는 이 남성은 부동산 공동명의 설정을 둘러싸고 겪는 내적 갈등을 털어놨다.
4일 회원수 208만명을 자랑하는 '부동산 스터디' 커뮤니티에서는 '결혼은 제가 좋아하는 사람과 하고 싶었는데 요샌 좀 후회되네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폭발적인 이목을 끌었다.
글쓴이 30대 남성 A씨는 "솔직히 결혼은 제가 좋아하는 사람과 하고 싶었는데 요샌 좀 후회된다"며 "자영업자라 경제력은 보통 또래 동년배 친구들에 비해 여유 있는 편이고 자수성가해서 일찍 집도 30대 중반에 제 명의로 매수했고 배우자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사람과 하고 싶어서 지금의 와이프랑 결혼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와이프는 저보다 2살 연하인데 외모는 어딜 가든 이쁘다는 소릴 들을 정도로 빼어나게 이쁘다. 지금도 얼굴만 보면 짜증이 났다가도 풀린다"면서 "근데 처음 만났을 때 '욜로(?)족'이라면서 모아놓은 돈도 전혀 없었고 결혼 생각도 없다고 했었다"고 회상했다.
연애기간 동안 데이트 비용도 거의 냈다는 A씨는 결혼할 때 새집이었고 가전 가구가 모두 새것이어서 와이프는 몸만 들어왔어도 이에 큰 불만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결혼 이후 정규 일자리 없이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도 집안일에 소홀한 아내의 태도에 A씨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A씨는 "물론 요즘 시대에 내조 바라면 안 된다고 하는 건 아는데 주변 친구들 외벌이면 아침밥을 챙겨주거나 그래도 저녁은 잘 챙겨주던데 생활비는 400만원씩 주는데 한 달에 반은 외식"이라며 "아침은 제가 알아서 데워 먹는 조리 식품 데워먹고 출근한다. 아침잠이 많은 와이프는 출근할 때 자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A씨의 이같은 불만은 부동산 공동명의를 둘러싸고 최근 또 한번 증폭됐다. 그는 "얼마 전 상급지로 이사 가려고 하는 와중에 와이프가 담에 이사 가면 오빠 집은 그러면 공동명의 하자는데 '어?' 솔직히 예상하지 못한 얘기에 대충 얼버무렸는데…"라고 적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123RF] |
그러면서 "결혼은 제가 좋아하는 사람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요새 들어는 좀 후회가 된다"며 "이런 이야기 하면 웃기다고 할 수도 있지만 날 좋아해주는 사람 만나서 차라리 좀 대접받고 사는 게 나을 걸 후회가 된다"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내조도 없는데 공동명의 제안까지? 이건 뭐 돈 보고 결혼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 "이런 상황이라면 공동명의는 한 20년 후에 고민해야 할 것" 등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부부 공동명의 재산은 이혼시 법적 분쟁의 주요 쟁점이 된다. 분할 비중을 정하는 핵심요소는 자산 형성과 유지에 대한 기여도다. 부부 공동명의라 하더라도 반반으로 나눠가지는 단순한 셈법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또한 살림만 한 가정주부라도, 살림운용의 기여도를 입증한다면 이혼재산분할에서 불리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