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줘” vs “횡령·배임”…남양유업은 3년째 ‘소송 중’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남양유업의 새 주인이 정해졌지만, 홍원식 전 회장을 둘러싼 법적 공방은 현재진행형이다. 남양유업은 홍 전 회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홍 전 회장은 고액의 퇴직금 소송을 제기하며 맞불을 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남양유업은 홍원식 전 회장과 전직 임직원 3명을 횡령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고소했다. 횡령 혐의 금액은 약 201억원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자기자본의 2.97% 규모에 해당한다. 남양유업은 이와 별개로 배임수재 혐의에 대해서도 고소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남양유업의 주인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와 홍 전 회장의 경영권 분쟁은 3년 가까이 지속됐다. 지난 2021년 오너일가가 지분을 한앤코에 매각했지만, 주식 양도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영향이다. 올해 1월 대법원이 한앤코의 손을 들어준 뒤, 이사회를 통해 경영권 분쟁이 종결되는 듯했으나 이후에도 법적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홍 전 회장은 올해 5월 30일 남양유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444억원의 퇴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애초 홍 전 회장의 퇴직금은 약 170억원이었다. 그러나 지난 5월 31일 심혜섭 남양유업 감사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총회 결의 취소 소송에서 재판부가 심 감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3월 주총에서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보수 한도(최대50억) 관련 결의에 당사자의 찬성표가 포함돼 이해충돌 성격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홍 전 회장은 이 같은 법원 결정이 나오기에 앞서 소송을 제기했다. 남양유업 측은 맞불 성격의 소송전으로 보일 수 있지만, 현재 진행 중인 양 건의 소송은 서로 성격이 다르다고 봤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그동안 잘못됐던 것들을 정리하고 있는 수순”이라며 “(홍 전 회장의 횡령 혐의를) 그냥 넘어갈 수는 없으며, 재산상 손실을 입힌 행위는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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