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도심 광장에 이란 대통령 마수드 페제슈키안(오른쪽)과 지난주 암살당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손을 잡고 있는 거대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A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이란이 이슬람권 국가들에게 긴급회의를 요청했다.
이슬람협력기구(OIC)는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등 현안을 협의할 외무장관급 집행위원회 긴급회의를 연다고 5일 밝혔다.
OIC는 “하마스 정치 부문 수장의 암살을 비롯한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 범죄, 이란 주권에 대한 침해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는 이번 긴급회의를 파키스탄과 함께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31일 이란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 부분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했다.
이란은 대통령 취임식을 찾은 귀빈인 하니예가 영토 내에서 살해당하는 주권 침해에 격분해 이스라엘을 겨냥한 보복 방침을 밝혔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군사정보 당국은 이란의 보복이 임박했으며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중동 내 대리세력이 공격에 가세할 수 있다고 본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보복하면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는 만큼 국제사회는 보복 악순환에 따른 확전을 크게 우려한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 전 세계 이슬람권 국가들이 어떤 협의 결과를 내놓을지, 그런 공감대가 이란의 계획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여러 대륙에 걸친 이슬람권 57개국이 소속된 OIC는 이슬람을 신봉하는 세계 공동체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자부하는 협의체다.
여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등 아랍연맹 회원국들뿐만 아니라 이란, 파키스탄, 튀르키예 등도 소속돼 있다.
OIC는 “이스라엘의 점령에 따라 팔레스타인 주민, 특히 가자지구에 있는 주민에게 계속 자행되는 잔혹행위에 대응해 이번 회의가 소집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작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을 받아 1200명 정도가 숨지자 보복을 시작해 근거지 가자지구를 초토화했다.
OIC는 “지금까지 그런 행위 때문에 (가자지구 내에서 전쟁 이후에) 숨진 이들이 4만명, 부상자가 9만1000명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택 43만호를 비롯한 민간인 건물이 인프라, 의료시설, 교육시설, 종교시설, 역사 유적과 함께 파괴됐다”며 “200만명에 가까운 팔레스타인인들이 집을 잃고 떠도는 신세가 됐다”고 실태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