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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유재석은 여전히 한국 예능의 중심에 있다. 만 52세, 데뷔 33주년. 예능 스타가 된 지도 꽤 오래됐다.
유재석은 트렌디함과 올드함을 아울러 지니고 있어 좋아해주는 팬층의 스펙트럼이 넓다. 7일 공개되는 디즈니플러스 ‘더 존: 버텨야 산다 시즌3’에도 역시 중심 캐릭터다. 한국예능에서 오래 버티기에 가장 성공한 예능인은 아마 유재석일 것 같다.
최근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화인가 스캔들’이 차별점 없이 그렇고 그런 전통적인 재벌 막장 드라마라는 반응이 나옴에 따라 상상력이 가미된 버라이어티 예능 ‘더존3’에 쏠리는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여기서 유재석은 대중들이 느끼는 친숙함을 가지고 새로움에 도전한다. 항상 함께 하던 광수 대신 김동현과 덱스가 들어와 유재석과 새로운 케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 김동현과 덱스는 강력한 힘의 상징이지만, 허당의 면모를 동시에 보인다고 한다.
특히 덱스는 귀신을 그렇게 무서워한다고 한다. 기존 멤버 권유리도 케미가 달라진다고 한다. 유리는 “댁스가 그 순간 나타나 도와주고 감싸준다”고 했고, 덱스는 “미묘하게 ‘솔로지옥’을 다시 찍는 듯 했다”고 전했다.
‘더 존: 버텨야 산다’도 시즌3에 접어들면서 쉽지 않은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와 관련, 조효진 PD는 6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멤버를 교체하고 ‘공감’과 ‘강화’에 더 많이 신경을 썼다고 한다.
특히 사회적인 이슈나 의제를 갖고 온 것은 ‘공감’ 강화책이면서, 유재석의 예능 오래하기 방책이기도 하다. 그것은 요즘 이슈와 이를 접하는 유재석의 반응들을 보면서 과거가 아닌 현재 예능인임을 느끼게 해준다.
‘더 존’ 시즌3에도 끝없는 AI의 공격부터 내 집 마련 전세 대출금 갚기, 선을 넘지 않고 버티기 등 현실에서 나온 공감 미션을 드러내는 게임들이 있다. 유재석은 “저와 똑같은 모습을 한 100분이 몰려와 너무 당황스러웠고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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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서바이벌 게임예능은 ‘탈출’이다. 제작진이 복잡하게 꼬아놓은 숙제들을 플레이어들이 풀어내는 솔루션이다. ‘더 존’은 탈출하기가 아닌 버티기다. 지금은 버티기가 지상 과제다. 각종 위협과 경고로부터 버터야 한다. 무작정 버틸 게 아니라 지혜도 발휘해야 한다. 가령, 시즌2의 ‘풀등 모래섬’ 미션을 통해 기후 위기를 지혜롭게 경고한 방식이 있다.
유재석은 이런 예능을 할때 코미디언, 예능인으로서의 사명감을 저버리지 않는다. 그를 항상 지지하게 하는 ‘국민적 호감’이 그냥 생기는 건 아니다. 하지만 유재석은 여전히 과거의 ‘캐릭터쇼’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유재석은 트렌디할 필요가 없는 캐릭터일까?
유재석이 올드함을 극복하려고 트렌디함을 추구한다는 게 작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 녹여내는 게임의 재미와, 때로는 그안에 녹여져 있는 사회적 의제를 잘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현재진행형 예능인으로 존재하게 한다. 조효진, 장혁재, 김동진 등 ‘더 존’ 제작진은 이러한 유재석의 특성을 너무 잘 알고 있어 프로그램과 유재석의 맞춤 작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