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수호신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오상현의 무기큐브]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오늘 소개할 무기체계는 최근 우리 해군이 새로 마련한 ‘바다의 수호신’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입니다.

P-8 포세이돈은 오래 된 해상초계기 P-3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습니다.

미 해군은 1962년부터 운용했던 P-3를 대체하기 위한 1980년대부터 연구를 시작합니다.

임무 장비와 무장 탑재 등 탑재 중량을 늘릴 필요가 있었고 기체 노후화로 항속거리와 장기간 운용에 대한 부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988년 10월 보잉과 맥도넬 더글러스, 록히드가 벌인 경쟁에서 가장 낮은 금액을 제시한 록히드의 P-7A가 선택됐습니다.

하지만 이듬해인 1989년 11월, 록히드는 촉박한 일정과 설계 문제 등을 이유로 최초 제시했던 비용보다 3억달러의 비용이 더 든다고 발표했고 미 해군은 이 비용이 너무 과다하다고 판단해 결국 프로그램 차체가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P-3를 대체하기 위한 두 번째 시도는 2000년에 시작했습니다.

록히드마틴은 P-3를 약간 개조하는 수준의 항공기 오라이온21을 제안했습니다.

기체도 기존 P-3와 동일한 L-188 일렉트라 상업용 여객기를 그대로 쓰겠다고 했죠.

딱 봐도 약간 성의가 부족해 보이네요.

보잉은 737-800 여객기로 응수했습니다.

제트기가 가진 장점과 민간 여객기로 많이 운용하는 기체라는 강점이 있었지만 너무 낮은 고도에서 운용하기에는 프롭기보다 조금 부담스러운 기종이었습니다.

BAE 시스템스는 세계 최초의 제트엔진 해상초계기인 영국의 님로드 MR-2를 개선한 님로드 MRA4를 제안했다가 미국에 마땅한 생산 파트너를 찾지 못해 결국 2002년 자진 철수했습니다.

2004년 5월 미 해군은 보잉을 선택했고 6월에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리고 약 5년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2009년 4월 25일 첫 비행을 했죠.

첫 비행 이후 소노부이 투하와 AGM-84 하푼 대함 미사일 발사 등 무장통합과 대잠전 기능과 대수상함전 기능 등 단계적인 시스템 통합을 거쳐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순차적으로 미 해군에 납품됩니다.

미 해군은 이때부터 2023년까지 무려 130대의 P-8을 납품받아 운용하고 있고 9대를 추가로 주문한 상태입니다.

또 영국(9)과 호주(12), 뉴질랜드(4), 노르웨이(5), 인도(12)에서 운용하고 있고 캐나다(14)와 독일(8)도 주문을 해놓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2018년부터 도입을 추진한 우리나라도 지난 6월 19일과 30일 각각 3대씩 모두 6대가 들어와 7월 4일 인수식을 했습니다.

해군은 조종사 양성과 해상 실사격훈련 등 전력화 과정을 거쳐 2025년 중반에 작전 배치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전 세계 9개 나라에서 178대가 현재 운용되고 있고 21대의 항공기가 현재까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제작사인 보잉사는 홈페이지에 60만 시간 이상 운용된 ‘입증된 다목적 해상초계기’라며 자신감 넘치는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보잉 P-8은 진정한 다목적 해상초계기라며 대잠전과 대수상전, 정보와 감시·정찰, 수색·구조에 뛰어나다면서 결빙 환경을 포함한 가장 혹독한 해상 환경에서 25년간 2만5000시간 동안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자, 그럼 이쯤에서 기존 P-3에 비해 얼마나 좋아졌는지 비교해보겠습니다.

길이 39.5m, 폭 37.7m, 높이 13.03m로 기존 P-3의 35.6m, 30.4m, 10.3m 보다 각각 4m, 7m, 3m 커졌습니다.

엔진은 기존 4600마력의 터보프롭 엔진 4기에서 2만73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 2기로 바꿨습니다.

이런 엔진의 교체로 최대이륙중량은 63.4t에서 85.8t으로 22.4t 이나 늘어났고 최대속도와 순항속도가 각각 시속 750㎞와 610㎞에서 907㎞와 815㎞로 빨라졌습니다.

전투행동반경과 순항거리는 2490㎞와 8944㎞에서 2222㎞와 8300㎞로 조금 줄었지만 임무비행시간은 오히려 3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었습니다.

일단 외형으로만 보면 더 크고 아름다운 기체가 보다 빨리 임무지역으로 이동해서 더 오랫동안 작전을 펼칠 수 있겠군요.

통신장비는 기존과 달라진 것은 위성통신장비를 추가했다는 정도네요.

해상초계기의 가장 큰 임무는 역시 적을 탐지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항공전자장비, 그 중에도 레이더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죠.

P-3는 AN/APS-115 해상감시레이더와 AN/APS137 역합성개구레이더 즉 ISAR레이더를 씁니다.

하지만 P-8은 기계식 주사 방식의 AN/APY-10 다기능 레이더를 사용하죠.

해상과 연안, 육상 감시에 최적화된 레이더로 AN/APS137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가볍고 전력 소모는 줄이면서 해상도는 더 높아졌습니다.

또 음향분석장비와 광학/적외선장비(EO/IR), 전자파탐지기(ES) 등의 탐지장비 성능도 향상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외형에서부터 드러나는 센서의 변화도 있습니다. P-3 항공기 뒤에 달린 자기이상탐지(MAD)센서가 바로 그것인데요.

자기이상탐지기는 지구 자기장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는 장비로 물속에 금속물체가 있으면 그것으로 인해 달라지는 작은 자기장의 변화를 감지해 잠수함을 찾을 수 있는 장비입니다.

그런데 이 자기장의 변화가 상당히 미세합니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면, 한 척의 잠수함이 500m 거리에서 13 정도의 변화로 감지된다면 1㎞ 거리에서는 1.65, 5㎞ 거리에서는 0.01로 감지되는 정도입니다.

이런 작은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항공기에 길게 꼬리를 달고 낮은 고도로 비행하며 임무를 수행해야 했던 것이죠.

그래서 P-8은 이 장비를 과감하게 제거했습니다. 덕분에 항공기 전체의 무게도 줄일 수 있었고 그렇게 줄인 무게 덕분에 더 많은 임무장비와 무장을 달고 더 오래 비행할 수 있게 됐죠.

그런데 P-8을 선택한 그 많은 나라 중 유일하게 인도만은 자기이상탐지기를 달아달라고 요구해서 인도의 P-8에만 이 탐지기가 달려있습니다.

미군은 이 탐지기를 P-8에서 발사되는 드론에 달아서 이용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미국의 P-8에만 달려있는 장비도 있습니다.

바로 AN/APS-154 레이더인데요. 360도 탐지가 가능한 AESA레이더입니다.

이동 표적 표시기와 더욱 정교한 SAR, ISAR 영상을 전송하는데 미 공군의 조인트스타스에 사용되는 레이더보다 여러 면에서 성능이 더 우수해 진정한 게임체인저로 불립니다.

그러니까.. 다른 나라에는 기계식 레이더만 달아주고 자기들은 전 방향의 표적을 스캔해서 추적하고 분류하는 고급레이더를 추가로 장착한 것이죠. 치사하게.

무장은 AGM-84 Harpoon과 SLAM-ER 등 기존과 유사한 대함, 대지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고 다수의 어뢰와 음향탐지부표(소노부이) 120여발을 탑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이렇게 계속 치사하게 나오면 다음 해상초계기 도입사업은 구매가 아니라 개발로 가는 걸 검토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MC-X에 초소형 SAR위성에 들어가는 SAR레이더 기술과 AESA레이더 자체개발 역량을더하면 그렇게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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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럿= 기자 오상현 / PD 김정률, 우원희, 박정은, 김성근 / CG 이윤지, 임예진 / 제작책임 김율 / 운영책임 홍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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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 포세이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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