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 트럼프? 인신공격 대신 경제 비판 집중

[로이터]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소와 달리 해리스 부통령의 인신공격 대신 경제 문제에 공세를 집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무리한 인신공격을 가해 자책골을 남발했다는 지적을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가진 유세에서 연설의 상당 부분을 물가 문제와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는 데에 할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격적인 연설을 시작하기 전부터 청중에게 이번 유세는 평소와 달리 경제를 다루는 “지적인 연설”, “오늘은 우리 모두 지식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게 가장 중요한 주제라고 말한다. 난 확신하지 못하겠지만 그들은 이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공화당 내부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인신공격성 발언 대신 현 정부의 경제 정책 등을 비판하는 정책 관련 발언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유 있게 지지율이 앞섰지만, 이후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 정체성 등을 겨냥한 무리한 인신공격을 펼치는 등 무리수를 두면서 방향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가를 낮추기 위한 구상들을 설명했다. 그는 취임 첫날 모든 내각 장관과 기관장에게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이용해 물가를 낮추라고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 석유와 가스 자원을 개발하고, 전기요금을 비롯한 에너지 비용을 절반 이상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석유와 가스 에너지를 폐기하고 셰일가스를 채굴하는 수압 파쇄법(fracking)을 금지할 것이라며 “그녀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대선 경선 때 환경 파괴를 이유로 셰일가스 시추 기술인 수압 파쇄법을 금지하겠다고 밝혔었다. 이번 대선엔 이를 철회했다. 천연가스 산업 의존도가 높은 펜실베이니아에선 민감한 현안이다.

그는 ‘팁 면세’ 공약을 해리스 부통령이 모방했다고 주장하면서, 오는 16일에 공개될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 구상 역시 본인의 계획의 본사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신공격성 발언도 없지 않았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의 웃는 방식을 조롱하며 “그건 미친 사람의 웃음이다. 그녀는 미쳤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이 출마 후 아직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은 이유가 “그녀가 똑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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