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BMS 인포그래픽 [현대차·기아 제공] |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이 충전상태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충전 제어기의 긴밀한 협조제어를 통해 과충전을 원천 차단해 과충전에 의한 문제 가능성은 0%에 가깝습니다.”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안전을 책임지는 핵심 기술을 16일 공개했다. 최근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더 나아가 ‘전기차가 내연기관 이상으로 안심하고 탈 수 있는 이동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기술 공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가 공개한 핵심 기술은 15년 이상의 자체 개발 노하우가 축적돼 고도화시킨 BMS다. 이 기술은 배터리를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보호하는 ‘두뇌’인 동시에 자동차가 배터리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제어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오래전부터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하며 BMS 제어 기술의 기반을 쌓았으며, 다양한 기술적 난제 극복을 통해 지금의 BMS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먼저 배터리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정밀 ‘배터리 시스템 모니터링’이다.
이 기능은 배터리의 이상 징후를 신속하게 탐지하는 동시에 위험도를 판정, 차량 안전제어를 수행하고 필요시 고객에게 통지함으로써 더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미리 방지할 수 있게 돕는다. 현대차·기아 BMS는 주행 및 충전 중 상시 진단뿐만 아니라 시동이 꺼지는 주차 중에도 정기적으로 깨어나 주기적으로 배터리 셀의 이상 징후를 정밀 모니터링한다.
BMS가 모니터링하는 항목으로는 ▷전압편차 ▷절연저항 ▷전류 및 전압 변화 ▷온도 ▷과전압 및 저전압 등이다. 아울러 최근 출시되고 있는 차량은 수 일 또는 수 주 이전 잠재적인 불량을 검출할 수 있는 ▷순간 단락 ▷미세 단락을 감지하는 기능도 추가돼 한 차원 높은 안정성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기 판매된 전기차에도 연말까지 업데이트 툴 개발을 완료해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배터리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BMS는 필요한 안전 제어를 수행하고, 위험 정도에 따라 고객에게 즉시 통보가 이뤄진다. 이상 징후 데이터는 즉시 원격지원센터로 전송되고, 이어 고객에게 입고 점검 및 긴급출동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가 자동으로 발송된다. 특히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될 때에는 즉시 관계기관에 자동 통보되는 시스템도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과충전 방지 기술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일각에서 전기차 화재 원인으로 과충전을 꼽고 있지만, 실제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현재까지 양사 전기차 가운데 과충전에 의한 화재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BMS는 먼저 충전 제어기가 최적의 충전 전류 제어를 통해 고전압 배터리의 충전량 범위 내에서 안전하게 충전될 수 있도록 상시 관리한다. 이어 배터리의 충전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정상범위에서 벗어날 경우 즉시 충전 종료를 명령하는 시스템을 작동시킨다. 만에 하나 차량 제어기와 배터리 제어기가 모두 고장난 상황에서는 물리적인 안전 회로가 작동, 전류 통로인 스위치를 강제로 차단한다.
앞서 지난 12일 현대차는 국내외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자사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고, 기아 역시 하루 뒤인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공개했다. 아울러 자사 전기차 고객들을 대상으로 전국 서비스 거점에서 점검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한편,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하는 테슬라의 경우 16일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지만, 여전히 자체 홈페이지에 배터리 정보를 안내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 불안에 무관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3와 모델Y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배터리가, 모델X와 모델S에는 파나소닉 배터리가 사용됐다. 이번 화재 사태로 논란의 중심의 선 벤츠의 경우 국내에서 판매 중인 16개 차종 가운데 80% 이상인 13개 모델에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재 차량이 중국 현지 10위권 배터리 제조사인 파라시스 제품을 탑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소비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서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