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연합]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 당 대표 후보의 이른바 ‘구대명(90%의 지지를 받는 당 대표 이재명)’ 당선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이 후보는 지역별 권리당원 투표 시작부터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해왔지만 일각에선 ‘일극체제’에 대한 비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후보가 권리당원 투표에 이어 대의원 투표·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도 완벽한 독주를 이어간다면, ‘2기 지도부’ 출범과 동시에 차기 대권 주자로서 입지를 굳히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이 후보와 함께 지도부를 구성할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선 소수점 차이로 당선권이 갈리는 대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전당대회 막판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16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는 현재까지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누적 득표율 89.21%를 기록 중이다. 2위 김두관 후보는 9.34%, 3위 김지수 후보는 1.45%에 머물러 있어 현실적으로 이 후보 득표율을 따라잡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선거인단이 21만여명인 서울 권리당원 투표가 17일 치러진 후, 진행 중인 ARS·대의원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한 최종 결과는 전당대회 당일인 18일 오후에 발표된다.
당내에선 이 후보가 권리당원 투표에서 90%에 달하는 최종 누적 득표율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권리당원에 비해 이 후보 지지층 비율이 낮은 대의원 투표와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선 압도적 지지율을 기록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의정활동 중 여러 번의 전당대회를 경험한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당에서 2~30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대의원들은 권리당원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많다”며 “90%라는 수치를 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다만 권리당원의 표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모든 투표를 합산한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이재명팔이' 세력에 대한 문제의식과 대응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연합] |
최고위원 당선자 5명 중 득표율 1위 후보가 차지하게 되는 수석 최고위원 자리에 누가 앉게 되느냐도 당 안팎의 관심사다. 지역 순회경선 초반부터 당 대표 선거는 결과가 뻔하다는 평이 나오면서 수석 최고위원을 둔 경쟁에 이목이 집중돼왔다. 한 민주당 인사는 “당 대표가 아니라 수석 최고위원이 누구인가를 두고 이렇게 큰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처음 일 것”이라며 “그만큼 이재명 2기 체제가 가질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8명의 최고위원 후보 중 현재까지 누적 득표율 선두는 김민석 후보(18.03%)다. 2위인 정봉주 후보(15.63%)는 경선 3주차 전까지 1위를 기록했지만, 김 후보가 이재명 당 대표 후보의 지원으로 급부상하면서 2위로 내려앉았다. 이후 ‘이재명팔이’ 발언으로 ‘개딸(개혁의딸)’과 더민주혁신회의 등 친명(친이재명)계와 일촉즉발의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당 일각에선 강성 친명으로 평가 받던 정 후보의 변신은 대의원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3·4·5위 당선 결과도 가늠하기 어렵다. 현재 3위 김병주(14.02%), 4위 한준호(13.66%), 5위 이언주(11.56%) 후보가 현재까지 당선권에 위치하고 있지만, 6위인 전현희 후보(11.54%)가 이 후보를 0.02%포인트(p) 차로 바짝 쫓고 있다. 국민권익위원장 출신인 전 후보는 최근 권익위 고위 간부 사망 사건에 대해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여권이 반발하고 야당이 맞대응하면서 여야 정쟁으로 확대됐다. 민주당은 이를 전당대회와 연관 짓는 것을 경계하고 있지만, 언론 노출 빈도 및 인지도 상승이 서울 경선과 일반국민 여론조사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