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캠프 행사에서 손짓을 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전기차 구입시 제공하는 최대 7500달러(약 1018만원)의 세액 공제 혜택을 재집권시 폐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 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 공제에 대해 “터무니없는 일(ridiculous)”이라며 폐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세액 공제와 세금 인센티브는 일반적으로 매우 좋은 일은 아니다”라며 자신이 백악관에 재입성할 경우 전기차 구입시 세액 공제와 관련한 재무부 규정을 뒤집거나, 의회에 관련 세액 공제의 전면 폐지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고 있다”며 “나는 전기차의 열성 팬이지만 가솔린 차량과 하이브리드 차량 등의 팬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 대응, 건강보험 개혁 등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바이든 행정부 주도의 IRA에 따라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시 특정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7500달러의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미국에서 전기차에 대한 세액 공제 혜택이 폐지될 경우 전기차 판매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의 이차전지 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집권 당시(2017년 1월∼2021년 1월)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 세액 공제를 폐지하려 했으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 후 IRA 입법을 성사시키면서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은 오히려 커졌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동의하지 않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후 위기 대책의 일환인 전기차 확산을 위한 세금 혜택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동시에 미국내 석유와 가스 등 화석에너지원 시추를 늘릴 것을 공약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더 많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하도록 등을 떠미는 바이든 행정부의 탄소배출 기준 규정을 폐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포드·GM·스텔란티스 등 이른바 ‘미국 3대 자동차 메이커’와 그외 다른 자동차회사들이 멕시코에서 생산한 차량에 대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대미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재집권시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제조업 기반의 미국 회귀를 촉진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를 각료 또는 자문역으로 기용할지에 대해 “그가 하려 한다면…”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우대 정책에 비판적이지만 자신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머스크 CEO와는 최근 온라인 대담을 진행하는 등 ‘밀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미국 검색 엔진 업체 구글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도 미 법무부가 가능성을 검토 중인 구글 해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