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미 씨[EPA=연합뉴스]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에서 북한의 인권탄압을 증언하고 진보진영을 저격해 ‘우파 스타’로 떠오른 탈북민 출신의 인권운동가 박연미(30·여) 씨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박 씨는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나는 북한 사회주의 체제의 생존자이며, 오는 11월 도널드 트럼프에 투표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트럼프의 캠페인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는 뜻의 ‘MAGA24′를 해시태그로 달았다.
박 씨는 지난 7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습당했을 때에도 트럼프의 사진을 올리며 “미국인이 된 것이 이보다 더 자랑스러울 수 없고, 투표를 한 것이 이보다 더 자랑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글을 쓴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박 씨는 아버지가 암시장에서 금속을 밀반입하고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자 2007년 13살의 나이로 어머니와 함께 탈북했다. 그는 중국과 몽골을 거쳐 2009년 한국 땅을 밟았고, 동국대 경찰행정학과에도 진학했다. 그는 북한이탈주민이 나오는 TV 예능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해 ‘탈북미녀’, ‘탈북대학생’ 등 별명을 얻으며 유명해졌다.
특히 2014년에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세계 젊은 지도자 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참상과 인권유린에 대해 폭로하면서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으며, BBC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에 들었다. 이듬해 펴낸 책은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추천 도서에 오르기도 했다.
박 씨는 2015년에는 미국 컬럼비아대로 편입했으며, 이후 미국 시민권을 얻어 인권운동가로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보수성향인 폭스뉴스 방송과 각종 행사에 출연하며 보수진영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우파 스타로 떠올랐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다만 그가 말한 북한에서의 생활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대표적으로 박 씨는 한 방송에서 ‘노동당원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부유하게 자랐다’, ‘명품 가방을 사는 등 상류층 삶을 누렸다’고 주장했고 이 때문에 ‘북한판 패리스 힐튼’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는데, 최근 인권운동을 하면서는 말을 바꾸고 있다. 그가 ‘생존을 위해 풀과 잠자리를 먹었다’, ‘북한에 살면서 계란이나 실내 화장실을 접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하며 북한의 참혹한 실상을 고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