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계란 판매대. [연합] |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추석을 앞두고 계란 가격이 상승세다. 정부는 실거래 가격과 검수 기준을 명시한 ‘계란 표준거래계약서’ 사용을 제도화해 산지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23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일 기준 계란 한 판(30구) 소비자 가격은 6752원으로 집계됐다. 전년(6378원) 대비 6%, 평년(6094원) 대비 11% 올랐다.
현재 산란계 사육두수는 늘었지만, 계란 소비량이 생산량을 웃돌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6월 산란계 사육두수가 전년보다 1.9% 증가한 7658만 마리일 것으로 예측했다. 다음 달에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7881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가오는 추석에는 계란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산란계는 늘었지만, 폭염이 계속되면서 산란율은 평소보다 떨어졌다. 기온이 평년 수준으로 내려가지 않을 경우 계란 생산량 회복은 더딜 수밖에 없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주요 대형마트 조사 결과 계란 소비가 10% 이상은 증가하는 등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여름철 고온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생산량이 평소 대비 4%가량 감소한 것도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계란 가격조사발표 체계 및 거래방식을 투명하게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계란 산지 가격은 지난 1960년대부터 생산자단체가 고시했는데, 이 방식을 폐지하고 공공기관이 조사하도록 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생산자단체가 고시하는 산지 가격은 유통사와 실제 거래된 가격이 아닌 희망 가격이다. 일종의 협상 기준이 된다. 이 때문에 계란 가격 산정이 시장 가격과 괴리돼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다는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유통인이 농가와 거래할 때 실거래 가격, 검수 기준 등을 명시한 표준거래계약서를 활용하도록 권고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 산지 계란은 100% 표준거래계약을 통한 거래로 진행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계란 도매가격, 소비자 가격도 정확한 시세를 반영해 거래될 수 있도록 구체화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생산자단체와 계란 가격 발표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앞서 정부 대책 발표 이후 대한산란계협회는 시장 통제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협회는 “현재 산지의 특란 1판 가격이 커피 한 잔 값에도 못 미치는 4770원임에도 소비자가격은 7000원 수준”이라며 “생산자의 탓이 아니라 유통상인 등의 유통 질서 문란 행위나 제도의 잘못”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