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임원에 57억 ‘스톡옵션’ 못 준다며 소송 건 신라젠…패소 확정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전 임원에게 57억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판결이 확정됐음에도 불복해 별개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신라젠이 또 패소했다. 신라젠은 총 6번의 소송에서 모두 패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노태악)는 바이오기업 신라젠이 전 임원 A씨를 상대로 “추심명령(강제집행)에 이의가 있으니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대법원은 신라젠 측 패소로 판결한 원심(2심) 판결이 옳다고 보고 확정했다.

신라젠은 2016년 주주총회에서 전무 A씨에게 7만5000주(행사가 4500원)에 대한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했다. 하지만 다음해 신라젠은 A씨에게 임원 고용 만료를 통지했고, 스톡옵션 부여도 취소했다. A씨는 신라젠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2018년 4월 첫 번째 소송을 시작했다.

A씨 측은 신라젠을 상대로 “주식을 인도하라”는 취지로 소송을 냈고, 모두 승소했다. 1심과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A씨의 손을 들어줬다. A씨의 승소 판결은 2019년 8월 확정됐다.

확정 판결문에 따르면 신라젠은 A씨에게 3억3750만원과 함께 보통주 7만5000주에 달하는 주권을 인도해야 했다. 만약 주식 강제집행이 어려울 경우 A씨에게 57억6750만원을 지급해야 했다.

하지만 양측의 갈등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신라젠이 강제집행에 대해 불복했다.

신라젠은 본사에 주식압류를 위한 강제집행이 실시되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집행을 거부했다. 결국 A씨가 법원에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해 인용 결정을 받았지만 신라젠은 불복했다. “A씨의 추심명령에 이의가 있다”며 A씨를 상대로 또 소송을 걸었다. 결국 두 번째 소송전이 시작됐다.

재판에서 신라젠 측은 “A씨가 관련 서류 제출 등 스톡옵션 행사를 위한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A씨의 강제집행은 주식을 받아감으로써 완전한 이행이 가능함에도 돈만 챙겨가려는 부당한 조치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1·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21민사부(부장 김상훈)는 2020년 5월, A씨 승소로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스톡옵션 행사를 위해 절차를 이행하려고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A씨의 청구권 행사에 부정한 목적이 있었다고 볼 사정이 없다”고 판결했다.

2심의 판단도 같았다. 2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 16민사부(부장 차문호)도 2020년 12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확정판결에 근거한 강제집행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그 집행을 용인하는 게 정의에 반하는 것이 명백하다는 등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신라젠 측 패소로 판결했다.

대법원의 판단 역시 원심(2심)과 같았다. 대법원은 “원심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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