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최은지·김진·신현주 기자] 조태용 국정원장은 26일 국정원 최고위직이 대북 특수 공작금을 횡령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심각하고 신중하게 이 문제에 대해서 들여다보고 있지만, 횡령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여야 간사는 이날 오전 예산심사를 위한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조 원장이 “보도를 접하고 사실을 파악하고 있지만, 정무직 감찰이라는 것은 매우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감찰은 하지 않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정원 내 최고위급 간부가 대북 공작금 중 수십억원을 유용해 지인 명의로 국내외 부동산을 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됐음에도 성과가 나오지 않자 국정원 내부에서 의혹이 확산됐다는 의혹이다.
이성권 국민의힘 여당 간사는 “국정원장은 정무직에 대한 감찰은 가급적 절제해야 한다,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씀은 했지만 감찰·감사와 동일하지 않지만 충분히 사실 여부에 대해 점검했고 횡령이나 유용 등과 같은 사태가 없었음을 분명히 오늘 공식적으로 대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 직원과 모 매체 기자가 메신저를 통해 여기자들을 성희롱하는 등의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과 관련해 국정원은 해당 카톡이 오갔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 “이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 조사 중이다”라고 답했다고 박 간사는 전했다.
아울러 박 간사는 지난해 전현직 직원들에 대한 불법적인 조사가 있었고 인사조치를 한 것과 관련해 문제를 지적했다.
박 간사는 “국정원법 18조에 국정원장은 직무수행에 대해 직원을 감찰할 수 있고 그 결과는 국회 정보위에 보고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지난해 있었던 무차별적인 전·현직 직원 포함한 직원들에 대한 감찰 조사, 거짓말 탐지기까지 동원한 불법적 조사가 있었고, 그로 인해 상당수 간부들이 징계를 받았고 해임조치까지 된 분도 있다고 한다”며 “이에 대해 전혀 책임을 지지 않고 아직도 그 결과를 보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 간사는 “국정원장은 십여개 직위에 대한 1급직 인사가 있었고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했다고 했는데, 이전 정부에서 역량을 떨쳤던 직원들에 대해 6개월씩 두차례 ‘교육’이란 이름으로 고위 간부들을 업무에서 배제해 사실상 직무수행역량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해놓고 적재적소에 능력있는 사람을 인사에 반영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간사는 “이번 1급직 인사가 수미 테리나 정보사 블랙요권 정보유출 관련 문책성 인사냐, 이번 정부 들어 국정원 내부 고위급 인사에 대한 알력 해결을 위한 것이냐, 과거 정부 인사와 관련해 징계조치로서 실시된 것이냐 등 다양한 각도에서 인사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면서 “국정원장은 일절 그러한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인사이고, 인사와 관련해 구성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공정한 인사를 원칙으로 삼고 있고 원칙에 따라 진행했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제도적으로 언제 인사할 것인지 미리 알리고 독단적으로 원장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조실장, 차장 등과 협의해 진행해 공정한 인사를 했다”며 “각자 능력에 맞는,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인력 배치로, 징계성이 반영된 인사는 일절 없었다”고 말했다고 이 간사는 전했다.
아울러 우리 군 정보요원의 신상정보 등 군사기밀이 유출된 것과 관련해 국정원은 “정보사령부 휴민트 역량이 상당 부분 타격을 입었다는 것은 우리 대한민국 전체 중대한 정보역량의 손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