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광역시 공무원들이 본연의 업무와 상관없이 사적인 일에 동원되는 일들이 종종 발생해 공직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 활동과 홍보에 인천시 공무원들이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가 하면, 인천시설공단 이사장 개인 팬션을 보수하는데 직원들이 동원돼 시설 보수 작업을 했다는 사실 여부가 경찰 수사선상에 올라와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공무원 동원에 대한 강제성이 있는지 위법 여부를 따져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천평화복지연대(이하 인천평복)는 27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가 관련 활동을 홍보하는데 인천시 공무원이 동원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성명서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12명의 시·도지사들은 지난달 25일 충남도청에서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이하 협의회)를 발족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협의회 대표로 선출됐다.
협의회는 전국 17개 광역시·도지사의 협의체인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회장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와 다른 특정 정당의 임의 활동 조직이다.
이에 협의회 활동은 특정 정당의 활동으로 규정된다. 그런데 인천시 정무직 공무원이 국힘 시·도지사협의회 활동을 홍보하는 보도자료를 수 차례 배포한 것은 부적절한 행위이며 공무원법 위반 등 위법 논란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협의회는 이날 발족 보도자료와 지난 4일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이 보도자료를 인천시 대변인이 일부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이런 행위는 지난 16일 인천시 공식 명의로 협의회 관련 보도자료가 전달됐다. 협의회는 이날 ‘이종찬 광복회장 사퇴촉구’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 보도자료 발송 주체는 ‘인천광역시’, 담당자는 ‘소통비서관 김OO 44△-2△△△’로 돼 있으며 붙임에 관련 성명서도 첨부됐다.
이 보도자료도 인천시 대변인이 일부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협의회 홍보에 인천시 공무원이 아예 대놓고 활동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인천평복은 “협의회 관련 활동에 대변인과 비서실 외 추가로 인천시 공무원이 동원됐는가에 대해 추가로 조사할 것”이라며 “협의회 관련 활동에 인천시 공무원이 동원된 것에 대해 유정복 시장의 지시 여부 등을 비롯해 관련 공무원들의 위법사항을 따져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인천시설공단 직원들도 지난달 김종필 이사장의 강원도 양양 개인 펜션 시설을 보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시설공단 직원들은 지난 1년여 동안 친목활동이라는 명목으로 강원도 양양에 있는 김 이사장 개인 펜션에서 예초기를 돌리고 전기 수선, 벽돌 나르기 등의 시설 보수 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강요 없는 직원들의 자율적 참여였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직원들은 사실상 강제 동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김 이사장과 일부 부서장 등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지난달 시설공단 직원들이 김 이사장의 양양 펜션에서 시설 보수 등을 했다는 ‘양양행’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앞서 경찰은 시 감사관실을 통해 시설공단 직원들의 양양행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양양행 강요 진술 확보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면 김 이사장과 해당 부서장에게 직권남용 및 강요 등의 혐의를 적용해 정식 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경찰은 김 이사장의 직접적인 지시가 없더라도 양양행 과정에 간부들의 강요성이 있다면 포괄적인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인천시 감사관실은 시설공단 직원 양양행 논란이 일자 시설공단에 대한 특별 감사를 벌여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지난 12일 논평을 내고 인천시의 철저한 진상 조사와 함께 김 이사장의 잘못 인정 및 직원 대상 사과 등을 촉구한 바 있다.
인천시 공직사회에서도 공무원의 사적인 일에 동원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인천시의 한 공무원은 “공무원이 본연의 업무외 사적인 일에 동원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법의 판결을 받아도 공무원의 동원은 분명 잘못된 판단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