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중국 산시성 통촨에 있는 가오티 웰니스 시티 단지의 미완성 주거용 건물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국의 경제 둔화 속 사무실의 공실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곳의 부동산 업체 자료를 인용, 지난 6월 중국 선전의 첨단 기술 중심지에서 사무실 공간의 최소 5분의 1 정도가 비었고 베이징, 광저우, 상하이의 사무실 공실률도 2022년 6월보다 높았다고 보도했다. 임대료는 2년 전보다 최소 10% 낮아졌습니다.
이는 유연 근무의 증가로 공실률이 높았던 영국과 미국과는 달리,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고 FT는 전했다.
컨설팅 업체 나이트프랭크의 루이사 렁 이사는 “여전히 중국의 경제 성장 기대 약화로 인한 시장 수요의 현저한 감소가 문제”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과 같은 ‘5% 안팎’으로 설정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콜리어스는 지난 6월 선전의 오피스 공실률을 지난 2022년 6월 20%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 남부 도시에 있는 프리미엄 오피스의 월 임대료는 현재 평방미터당 약 163위안(약 3만700원)으로 전년 대비 15% 하락했다. 이 같은 수치는 나이트프랭크와 부동산 서비스 기업 존스랑라살(JLL)이 집계한 것과 일치하다고 FT는 전했다.
다른 도시의 사무실에서도 비슷한 공실률이 나타났다.
나이트프랭크에 따르면 상하이의 고급 사무실 공실률은 6월 기준 21%에 육박하면서 2년 전 같은 기간보다 14% 상승했다. 임대 가격은 전년 대비 13% 하락했다. JLL에 따르면 제조업 중심지인 광저우의 주요 사무실 공석을 올해 6월 기준 21%로, 베이징은 12%로 2022년 6월 16%, 10%에서 각각 증가했다.
이 같은 임대 감소 현상에 대해 렁 이사는 “기업들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무실을 임대하는 결정에 더 신중해졌다 임대 결정에 더 신중하게 대처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전체 공실률이 계속 상승하고 임대료가 전년 대비 8~1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중국에서 이러한 환경은 여전히 ‘도전적’이라고 덧붙였다.
스위스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중국 부동산 리서치 책임자인 존 람은 중국 대도시에서 신규 오피스들이 계속 공급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콜리어스에 따르면 상하이에서만 거의 160만 평방미터의 새로운 프라임 오피스 공간이 올해 완공될 예정이며, 이는 지난 5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의 신규 공급이다.
람은 “지난 2년간 미국 로펌을 포함한 외국 기업들이 상하이나 베이징에 사무실을 축소하거나 비운 반면, 사무실 임대 시장은 주로 국내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더 많은 중국 기업들이 더 저렴한 사무실 건물로 이전하고 있으며 국영 기업들도 비용을 절감하려고 한다” 분석했다.
중국 주요 기업의 한 변호사는 FT에 “규모 축소와 비용 절감을 이유로 베이징의 중심 업무 지역에 있는 사무실 건물의 공간을 절반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베이징 리두 지역의 오피스 건물의 임대 관리자 장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세입자들이 임대료를 재협상하고 싶어한다”며 프라임 오피스 시장 환경이 여전히 열악하다고 했다.
이어 “고객들은 사무실 규모를 줄이고 있다”며 “한 층 전체를 차지하던 사람들은 이제 반 층만 사용할 수 있고, 두 개의 연속된 층을 가진 사람들은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 부동산 대기업 항룽그룹은 중국 본토 사무실 임대 수익은 6월 말까지 6개월 동안 수요 약화로 전년 대비 4% 감소한 5억5600만위안(약 1050억1172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상하이에 있는 주력 사무실 건물의 공실 수준은 지난해 6월 2%에서 올해 6월 12%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