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형 연속혈압측정기 '카트비피'. 스카이랩스 제공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갑자기 반지는 왜 끼고 있나 했는데…”
고혈압 환자들의 혈압 걱정을 덜어줄 웨어러블 기기가 등장했다. 스마트워치보다 더 편리한 반지형 혈압측정기다. 이 반지, 24시간만 끼고 있으면 내 혈압을 정확히 측정해준다. 내가 진짜 혈압이 높은지, 아니면 일시적으로만 높았던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지난 달부터 판매가 시작된 반지형 연속혈압측정기 ‘카트비피’다.
카트비피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스카이랩스가 개발한 세계 첫 반지형 연속혈압측정기다. 이 기기는 첨단 바이오센서인 광혈류측정센서(PPG)를 통해 혈류량을 감시한다. 스마트워치 뒤편에서 나오는 초록색 빛과 같은 원리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는 애플리케이션에 자동으로 전달되며 인공지능 시스템(AI)이 사용자의 혈압 패턴을 분석한다.
지금까지 혈압은 병원에서 한 두 번 측정한 혈압으로 진단하기 때문에 평소 혈압을 반영하지 못한다. 특히 백의 고혈압, 가면 고혈압과 같은 이상 고혈압 등은 24시간 동안 혈압 측정 검사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커프형 혈압측정기. 게티이미지뱅크 |
스카이랩스 관계자는 “기존 24시간 혈압 측정 검사는 커프형이기 때문에 숙면을 방해해 정확한 혈압 관리 진단을 하기 어려웠다”며 “반면 카트비피는 반지 형태여서 수면을 방해받지 않으면서 정확하게 혈압 측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카트비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보 급여까지 인정받았다. 이에 병·의원에서 처방 시 보험수가는 하루 1만5000~1만8000원선이다. 환자 부담금은 5000원 정도다.
카트비피는 단순히 혈압 환자들의 혈압을 측정하는데만 쓰이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4)에서 김원주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스마트 반지가 폐쇄성 수면무호흡의 진단 과정에서 선별검사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수면 중 무호흡이 발생하면 혈압이 상승하게 되고 높은 혈압과 저산소증으로 심장과 혈관에 큰 부담이 발생해 야간 고혈압을 초래할 수 있다. 야간 고혈압은 심뇌혈관 질환이나 사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수면다원검사는 혈압까지 측정하기에 한계가 있다. 이에 수면 중 커프형 혈압계를 착용해 혈압을 측정해야 하는데 커프의 압박으로 환자가 잠에서 깨 자연스러운 수면이 방해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국민건강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고혈압 유병률은 2019-2021년 기준 남자는 36.4%, 여자 30.5%로 10명 중 3명 꼴이다.
고혈압 환자 A씨는 “혈압이 높은 편이라 혈압약을 먹고 있는데 컨디션에 따라 혈압이 들쭉날쭉 하는 편”이라며 “집에 있는 혈압계는 번거롭고 불편해 잘 사용하지 않는데 반지형이라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 스카이랩스 제공 |
스카이랩스는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과 출신 이병환 대표가 2015년 창업한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