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도 의정부시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을 찾아 응급 의료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밤 의정부 성모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해 “응급실 수요가 많아지는 명절 연휴가 다가오고 있는데 가용한 자원을 가장 우선적으로 투입해서 의사 선생님들이 번아웃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필요할 경우 예비비를 편성해서라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이날 일정은 의료현장을 고려해 언론 비공개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현장에 80분간 머물렀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병원에 도착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한창희 의정부성모병원 병원장과 최세민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의 안내에 따라 1층 응급센터로 이동해 진료 현장을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간호스테이션 앞에서 근무 중인 의료진들에게 “밤늦게까지 수고가 많으십니다”라며 “의사 선생님들이 헌신적으로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이 “주중보다 주말에 응급환자가 더 많으냐”고 묻자, 한 원장은 “그렇다”며 “지난 설 연휴 때 40%가량 응급 환자가 더 많이 온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추석 연휴 때 환자가 늘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도 한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응급 의료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 |
윤 대통령은 이어서 마련된 병원 관계자 및 의료진과의 간담회에서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의견을 경청했다.
윤 대통령은 “응급의료가 필수 의료 중에 가장 핵심인데 국가에서 제대로 관심을 가지고 도와드리지 못한 것 같아 참 안타깝다”며 “헌신하는 의료진에게 늘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한 “이곳 성모병원이 권역응급의료센터로 경기 북부의 중증 응급환자를 책임지고 있어 부담이 크다고 들었다”며 “노인 인구 비율도 높고 군부대도 있어서 응급환자가 많다고 들었는데, 생명의 촌각을 다투는 응급실에서 애쓰는 의료진께 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업무강도가 높고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필수의료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보상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정부가 무엇을 하면 의료진 여러분들이 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기탄없이 이야기해 달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도 의정부시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간담회를 갖고 의료진의 의견을 듣고 있다. [연합] |
한 원장은 “대통령님께서 좋은 말씀 해주시고 의료 현장의 의견을 듣고자 하시는 부분에 대해 굉장히 감사드린다”면서 “현재 전공의 빈 자리를 채운 교수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어 배후 진료에 차질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 응급환자 위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고, 간호부장은 “진료지원간호사(PA)가 있어도 처방할 수 없는 부분은 의사부족으로 어려움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 원장은 “이번 기회에 의료전달체제를 개선해, 환자 수가 아닌 진료 난이도로 보상받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도 의정부시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을 찾아 야간근무 의료진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
윤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의 수가 정책이나 의료제도가 이러한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피부미용이나 비급여 위주인 의원과 비교해 봐도 업무강도는 훨씬 높고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도 보상은 공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고위험, 중증 필수 의료 부문이 인기과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 개선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앞으로 응급, 분만, 소아, 중증을 포함한 필수 의료 인력들에 대해 지원을 의료인들이 느낄 수 있을 만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의료인의 법적 리스크나 보상의 공정성 문제도 해결해 소신 진료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겠나”라며 국민 생명을 지키는 의료진의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올바른 의료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늘 긴장 속에서 보내는 의료인들이 충분히 보상받게 해주겠다”며 동행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에게 “정부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도와드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