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아모레퍼시픽 제공]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브랜드 육성을 통한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최근 연구·개발 조직을 개편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 제품을 더 빨리 개발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사내 연구·개발 조직인 ‘R&I센터’를 개편했다. 기존 센터 내 ‘기반혁신연구소’를 ‘선행뷰티연구소’로 바꾼 것이 핵심 내용이다.
기반혁신연구소는 아모레퍼시픽의 기초·혁신 연구를 담당하는 조직이었다.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연구가 중점이었다. 이번에 개편한 선행뷰티연구소는 기존보다 제품 개발과 연계되는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한다. 단기적으로 완성도와 기능성이 높은 연구를 먼저 진행한다.
이번 개편은 최근 아모레퍼시픽이 전사적으로 집중하는 브랜드 육성을 통한 상품력 강화 행보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지난 7월 기반혁신연구소를 선행뷰티연구소로 개편해 브랜드 육성과 상품력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며 “R&I센터 차원에서도 브랜드·사업 연계 강화에 중점을 두고, 조직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뷰티업계의 화두는 ‘인디 브랜드’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중소형 뷰티 브랜드들이 ‘K-뷰티’ 열풍을 타고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33억달러(약 4조4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8%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같은 기간 대기업의 화장품 수출이 23%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화장품은 중소기업 수출 품목 중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경쟁력 있는 신규 브랜드를 육성해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상반기 기준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법인과 수출을 통한 매출 비중은 41%에 달했다. 2021년 상반기(35%)보다 6%포인트(P) 커졌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위주의 해외 사업에서 벗어나 미국·일본·영국·인도 등 해외 거점을 다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규 시장에서 점유율 싸움이 치열한 만큼, 타사와 차별된 브랜드 육성이 중요해졌다는 판단이다.
대표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사내 벤처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린스타트업’을 통해 남성 메이크업 브랜드 ‘비레디’를 출시했다. 비레디는 꾸미기에 관심이 많은 20대 남성을 겨냥한 브랜드다. 작년 2월에는 뷰티 크리에이터 이사배와 협업해 뷰티 브랜드 ‘투슬래시포’를 출시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더마, 선케어, 헤어케어 등 품목에서 상품력을 강화하고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지난 4일 ‘창립 79년 기념식’에서 고객의 필요를 충족하는 강한 브랜드 육성과 글로벌 리밸런싱을 통한 시장 확장 등을 주문하며 “고객 중심을 기본으로 목표를 위해 집중할 때 아모레퍼시픽과 구성원 역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