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7월 구인 규모가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공개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베이지북도 경기 약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전날 발표된 제조업 지표에 이어 경기동향 지표가 줄줄이 침체를 가리키면서 9월 ‘빅컷(0.5%포인트 인하)’ 전망도 다시 커졌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계절조정 기준 7월 구인 건수는 767만3000건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809만건)와 전월(791만건) 수치를 모두 밑돌았으며, 2021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실업자 한 명 당 일자리 개수를 의미하는 구인 배율은 1.07배로, 전달 1.16배에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해고율은 1.1%로 전달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했다.
구인·이직 보고서는 연준이 노동시장의 상태를 가늠하는데 참고하는 보고서 중 하나다. 연준은 이번 데이터를 17~18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반영한다.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도 이날 발표됐다. 미국 내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담당 지역 중 9개 지역에서 경제활동에 변동이 없거나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직전 보고서인 7월의 5개 지역보다 4곳 늘었다. 나머지 3개 지역에선 성장세가 ‘소폭’ 확인된 것으로 판단했다.
연준은 “고용주는 수요에 대한 우려,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채용에서 더욱 선별적이었고 인력을 확대할 가능성도 적었다”며 “지원자는 일자리를 구하는 게 더 어려워지고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발표된 고용 지표와 베이지북 영향으로 9월 FOMC에서 연준이 ‘빅컷’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9월 FOMC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전날에 38%에서 45%로 올랐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3일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 기조강연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한 목표치 2%로 향해가고 있다는 나의 확신이 커졌다”면서도 “고용시장이 악화하면 추가로 정책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빅컷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제 투자자는 5일 민간고용지표인 8월 ADP(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 민간 고용보고서, 6일 정부 공식 8월 비농업 일자리 보고서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트루이스트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 키스 러너는 AP에서 “모두가 이번 주 금요일에 발표되는 고용보고서를 대기하고 있으며, 그 때까지는 (주가가) 버티는 패턴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8.04포인트(0.09%) 상승한 4만974.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86포인트(0.16%) 내린 5520.07, 나스닥종합지수는 52.00포인트(0.30%) 하락한 1만7084.30에 장을 마감했다. 김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