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무승부로 마친 김민재가 관중석을 향해 자제를 요청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팔레스타인전에서 충격의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김민재가 경기 직후 관중석을 찾아가 팬들과 대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문제의 장면은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팔레스타인과의 B조 1차전 경기가 0 대 0으로 끝난 뒤 나왔다.
김민재는 경기를 마친 뒤 바로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고 관중석으로 향했다. 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굳은 표정으로 나타난 김민재는 걸어오는 동안 양손을 들어 자제해달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며 "선수들만 응원해 주세요"라고 외쳤고, 관중석 앞에 선 뒤엔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부탁드린다"고 두 차례 당부했다. 이후 그는 뒤를 돌아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갔지만, 일부 팬의 야유는 계속됐다.
김민재는 공동취재구역에서 이 순간을 두고 "못하기를 바라고 응원해주시는 부분들이 조금 아쉬워서 그랬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들 심각하게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그냥 선수들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사실 저희가 시작부터 못 하지는 않았다. 또 (내 뜻을) 왜곡해서 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찾아오셔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우리가 (경기) 시작부터 못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손흥민과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 |
'시작부터 못 하지 않았다'는 발언은 경기 초반부터 팬들 사이에서 터져 나온 야유에 대한 아쉬움으로 풀이된다. 이날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일부 팬들은 선임 과정에 대한 논란이 인 홍명보 감독과 축구협회를 향한 규탄을 쏟아냈다. 이를 두고 김민재는 "경기장에서 우리가 딱 시작하기 전에 그런 게 들리니까, 그게 아쉬워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팬분들께 찾아간 걸 안 좋게 생각하실 분들은 그렇게 하셔도 된다. 하지만 전혀 그런 의도, 공격적으로 (팬분들께) 한다거나 그런 뜻은 없었다"며 "선수들이 당연히 잘했어야 했다.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홍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해 죄송하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면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향한 야유가 나온 데 대해서는 "그런 장면들이 쉽지는 않았다"면서 "팬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제가 앞으로 견뎌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힘겨운 출발을 한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오만과 2차전을 치른다.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경기장에 들어서 있다.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