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장에도 ‘PEF 엑시트’ 여전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중심으로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스몰·미들사이즈 매물 거래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말 장내매도 및 블록딜 등을 통해 한컴라이프케어 지분 17.61% 상당을 순차적으로 처분, 약 223억원을 회수했다. 이로 인해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한컴라이프케어 잔여지분은 4.97%으로 낮아졌다.

애초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한컴과 함께 경영권 매각을 시도했으나 운용사의 자산이 담겼던 스페셜시츄에이션(SSF) 1호 펀드의 만기가 도래하며 보유 포트폴리오를 일부 정리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한컴이 한컴라이프케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섰던 바 있다.

이밖에 VIG파트너스는 식자재 유통사 푸디스트에 새로운 주인을 찾아줬다. 사조오양은 지난 4일 푸디스트 인수를 위한 양수대금 지급을 완료해 거래를 종결했다. 사조오양을 포함해 사조CPK 또한 인수주체로 나섰으며, 지분전량에 대한 총 거래금액은 2520억원 상당이다.

푸디스트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위탁급식·식자재유통 부문과 윈플러스가 합병해 탄생한 회사다. VIG파트너스는 2020년 볼트온(bol-on) 전략을 꾀한 푸디스트에 대해 배당 등을 통해 투자금을 중간회수한 뒤 최근 경영권 매각까지 마쳤다. 앞서 IMM프라이빗에쿼티(PE) 또한 포트폴리오기업에 대한 투자금회수(엑시트)를 마무리했다. IMM PE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 제뉴원사이언스를 최근 매각해 인수·합병(M&A)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콜마 제약사업부에서 출발한 제뉴원사이언스는 2020년 IMM PE 품에 안겼다가 올 상반기 맥쿼리자산운용으로 손바뀜되었다.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기업에 대한 매각이 여의치 않은 자산은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리캡(자본구조재조정) 등을 통해 중간회수를 꾀하기도 한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의 리파이낸싱을 추진 중이다. 일반적으로 상장사의 주가가 상승해 LTV(담보대출비율) 여유가 생기거나 담보자산이 추가 확보될 경우 운용사는 차입금을 늘려 기관 등 출자자(LP)에 중간 배분한다. 이는 근시일 내에 경영권 매각 시점을 특정하기 어려울 경우 자금상환 실적을 쌓기 위한 포석으로도 읽힌다.

한동안 PEF 운용사들의 투자회수 릴레이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거래 자문업계에서는 2022년부터 이어졌던 약세장이 마무리되고, M&A 시장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띌 것으로 전망한다. 삼일PwC는 최근 발간한 글로벌 M&A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연말로 갈수록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각국의 선거 일정이 마무리되면 M&A는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짚었다. 노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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