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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주요 은행들이 개인형 퇴직연금(IRP) 상품에 로보어드바이저(RA) 투자상품을 추가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체 개인형 IRP의 60%를 은행권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인 디셈버앤컴퍼니, 파운트, 콴텍투자일임 등은 최근 은행권과 제휴하고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퇴직연금 일임형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미래에셋자산운용, 디셈퍼앤컴퍼니와 지난 6월 태스크포스(TF)를 결성해 전산 및 포트폴리오 운용, 웹 사용자경험(UX) 등 파트별로 연말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말 쿼터백자산운용, 콴텍투자일임과 협업에 나서 퇴직연금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우리은행도 최근 파운트·콴텍과 제휴를 완료했고, 농협은행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디셈버앤컴퍼니, 콴텍투자일임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투자자별 맞춤형 포트폴리오 추천, 운용, 리밸런싱 및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고용노동부와 금융당국의 퇴직연금 운용 활성화 조치의 일환으로, 로보어드바이저 기업들은 4분기 중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해 은행권 IRP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주요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2분기 기준 개인형 퇴직연금 규모는 52조1636억원으로, 1년 전(41조341억원) 대비 27.1% 급성장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이 14조3281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신한은행(14조1419억원), 하나은행(10조9824억원), 우리은행(8조1723억원), 농협은행(4조5389억원) 순이다.
같은 기간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권 전체 개인형 IRP 규모는 88조176억원으로, 은행권은 이중 59.3%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형 IRP의 경우 자발적으로 쌓는 퇴직연금인 만큼 소비자들의 운용 의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당국은 소비자 선택지를 늘려 노후 대비를 위한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은행권은 퇴직연금 영업 경쟁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투자성향별로 차이가 있지만 로보어드바이저 기업들이 운용 중인 일부 알고리즘의 경우 1년 이상부터 수익률이 20%를 웃도는 등 일반 상품보다 높기 때문이다. 2분기 기준 은행권 원리금비보장 개인형 IRP의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국민은행으로, 13.62% 수준이다.
그러나 로보어드바이저 업계는 자사 상품인 투자 알고리즘의 최대 장점으로 ‘하락장에서의 안정성’을 꼽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익률은 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갈리기 때문에 다른 상품보다 RA가 무조건 높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로보어드바이저의 장점은 하락장에서 얼마나 잘 막아주는 알고리즘인가, 변동성을 얼마나 낮게 가지고 갈 것인지 여부에서 드러난다”고 말했다.
개인형 IRP의 경우 55세부터 수령할 수 있는 퇴직연금인 만큼 단순히 몇 년 간의 수익을 보는 것이 아닌, 더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 계획이 필요하고 그만큼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대부분 로보어드바이저 기업들은 그동안 있었던 이른바 ‘폭락장’을 대비해 시장에 충격이 가해질 경우 자동으로 자금을 회수해 더 큰 손실을 대비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고, 관련 알고리즘 개발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이 관계자는 “금융권에는 수익률로 경쟁을 하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 사실이지만, 장기간동안 얼만큼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지 상품별 그래프를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있다”면서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이 운용한 여러 상품의 평균 수익률과 변동성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