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내가 중산층 후보” 트럼프 “해리스가 경제 파괴”

미국 대통령 선거를 56일 앞둔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ABC방송 주최로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첫 TV토론이 열리고 있다. 이날 검은색 정장을 입고 토론회장에 들어선 해리스 부통령은 남색 정장의 붉은 넥타이를 맨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토론회 전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나눴다. 두 후보는 토론회가 시작되자마자 쟁점 현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AFP]

11월 미국 대선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평가되는 TV토론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렸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TV토론에서 경제 분야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날 토론은 미국 유권자의 최대 관심사인 경제로 시작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중산층을 위한 기회 경제’를 강조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경제 악화’를 지적했다. ▶관련기사 3면

먼저 발언한 해리스는 “난 중산층 자녀로 자랐고 이 무대에서 미국의 중산층과 노동자를 실제로 도울 계획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와 동일한 정책을 펼치려 한다. 바로 부유층을 위한 감세와 대기업을 위한 감세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2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다, 이런 세금이 붙으면 중산층은 매년 4000달러(약 537만원)를 더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말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이 심각하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경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불법적으로 미국으로 오고 있으며, 정신병원, 감옥, 요양원에서 불법 이민자들이 와 우리의 직업을 빼앗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도 “해리스는 계획이 없다. 바이든 대통령의 계획을 따라했을 뿐이다”며 “감세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명확한 계획이라는 게 없다”고 반격했다.

또한 우파 정책 제안집 ‘프로젝트 2025’에 대해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는 프로젝트 2025라는 위험한 계획을 갖고 있다”며 “여러분은 오래된 낡은 플레이북, 수많은 거짓말, 불만, 욕설 등을 듣게 될 것이다, 프로젝트 2025이라는 위험하고 상세한 플레이북이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2025는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지난해 4월 트럼프 재집권을 대비해 만든 정책 제언집으로 각종 정책에 보수적인 입장이 담겨 미국 사회를 놀라게 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분이 알고, 그녀가 알듯이 나는 프로젝트 2025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그건 내 소관 밖이며, 나는 읽지도 않았다. 그리고 읽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對)중국 정책에 대해서도 두 후보가 대립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중국에 대한 정책은 미국이 21세기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동맹국과의 관계에 집중하고, 인공지능(AI)과 양자 컴퓨팅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미국에 기반한 기술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이 구매한 반도체는 대만산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미국은 그들(중국)이 가진 철학과 정책 때문에 (대중 수출용) 반도체를 거의 만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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