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의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거의 세토막났다. 결국 대표까지 나섰다”
최근 IT업계 대장주들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이에 각 사의 대표는 책임 경영을 내세우며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네이버의 최수연 대표, 삼성전자의 노태문 사장 등이 최근 ‘억’ 단위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들이 이처럼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은 특히 8월 블랙 먼데이 여파로 개미 투자자들의 아우성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최근 두나무 증권플러스의 조사에 따르면 당시 손실을 본 개미 투자자는 주로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을 중심으로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손실액은 403만원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네이버 제공] |
11일 ICT업계에 따르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6일 총 1억9904만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주식 취득 단가는 16만원으로, 총 1244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최 대표는 총 5718주의 자사주를 갖게 됐다. 최 대표는 지난 2022년 3월 취임 후 1억원, 지난해 4월에는 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MX사업부장 )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도 6만원대까지 폭락하자, 행동에 나섰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9일 총 3억4750만원어치의 자사주 5000주를 사들였다. 주식 취득 단가는 6만9500원이다.
한때 ‘10만전자’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던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대로 곤두박질치자,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때 주가 17만원을 찍고, 3만원대로 내려온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12일과 13일 자사주 2773주를 사들였다. 당시 주당 취득단가는 3만7000원과 3만7100원으로 총 투입액은 1억원 규모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지난 6월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열린 '프레스 밋업' 행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
이처럼 각 사 대표가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은 주주 가치 제고와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주식을 직접 소유하고, 주가 부양을 위한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자다.
하지만 전망은 녹록지 않다. 국내 IT 산업의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미래 성장 동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 사의 플랫폼(네이버 포털,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막대한 규모의 광고 수익을 내고 있지지만, 이외에 뚜렷한 미래 먹거리가 없다는 지적이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에 대해 “광고 실적이 주가의 바닥을 지탱하는 근거”라면서도 “장기 성장동력 없이는 성장주 멀티플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구조조정과 플랫폼의 실적 개선에 반해 콘텐츠의 부진이 전사 실적 개선을 지연시키고 있다”면서 “감익 사이클을 마무리한 점은 긍정적이나 장기 투자자를 이끌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해외·AI(인공지능) 성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