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수 국세청장이 12일 세종 나성동 본청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국세청 제공]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국세청이 그간 시가 파악이 쉽지 않았던 초고가 아파트·단독주택 등을 상대로 감정평가를 통한 과세를 추진한다. 세무조사 규모는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용하되 중고시장·온라인 플랫폼 탈세 등 악의적 탈세에는 단호히 대처하기로 했다.
또 세무조사대상자 선정을 40년만에 인공지능(AI)기반으로 전면 전환해 국세행정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12일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국세행정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징수·환급 체계에 대해 생산성·합리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세부담 형평성 제고와 성실신고 유도 효과가 큰 고가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 사업의 범위와 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꼬마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평가 범위를 대폭 넓히고, 초고가 아파트, 단독주택, 상가겸용주택 등을 신규 평가대상에 추가키로 했다.
역외탈세 대응체계를 보강하기 위해 국제공조 확대를 통해 정보수집 채널을 다변화하고, 외국법인간 국내주식 양도자료 제출의무 등 도입을 추진한다. 가상자산·디지털플랫폼 등 신종정보의 국가간 교환을 준비하고, 해외 부동산 정보의 자발적 정기 교환을 실시하는 등 정보교환제도도 확충한다.
세무조사 건수는 예전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경제여건과 인력 상황 등 허용하는 범위안에서 연간 건수를 유연하게 운영키로 했다. 연간 세무조사건수는 ▷2019년 1만6008건 ▷2020년 1만4190건 ▷2021년 1만4454건 ▷2022년 1만4174건 ▷2023년 1만3973건 등으로 해마다 감소세였다.
시장경쟁을 위협하는 고위적 탈세에 대해서는 정당한 책임이 부여될 때까지 엄정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취약계층을 거짓·과장된 사실로 유인해 서민 생계 자금을 편취하고 부당한 이익을 얻는 탈세에 대해 조사역량을 집중하고 유튜버 광고·후원 수익 누락 등 온라인 플랫폼 탈세, 해외거래소를 통한 가상자산 변칙 발행·거래도 검증을 강화한다. 미등록 결제대행업체(PG) 등 과세인프라 우회거래, 기획부동산 등 이상거래, 관행적신고 누락 등도 중점적으로 관리한다.
다국적기업의 자료제출 거부 등 조사방해행위에 이행강제금 도입을 추진하고 첨단 과세인프라를 구축, 과세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특허권·근저당 등 외부자료 연계분석을 통해 지능적 재산은닉을 색출하기로 했다.
납세자의 신고납부 비용과 일선 직원의 업무량을 획기적으로 감축하기 위해 국세행정 모든 과정에 과학세정을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AI 국세상담을 모든 주요 세목으로 확대하고, 지능형 홈택스를 구현키로 했다. 객관성과 신뢰도 높은 AI·빅데이터 기반 탈세 적발 시스템을 도입, 올해 정기조사 대상 선정부터 즉시 활용할 예정이다.
세입예산을 원활히 조달하기 위해 경기 여건, 자산시장 동향 등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세수 진행상황을 매월 점검하는 등 연말까지 세수를 한층 더 치밀하게 관리키로 했다.
강민수 청장은 “국민과 납세자를 ‘따뜻하게 보듬는 세정’을 통해, 폭넓은 세정지원과 더불어 약자 복 지세정에도 한층 더 힘을 쏟아야한다”면서 “조세정의에 대해 높아진 국민의 기대수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해야 할 일만큼은 반드시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동산 등 감정평가와 연말정산 시스템의 획기적 개선, 다국적 기업 등의 조사 방해 행위에 대한 실효성 있는 수단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각오와 우직한 노력으로 ‘해야 할 일은 제대로, 끝까지 하는 조직’,‘강하고 당당한 국세청’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