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 [고려아연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이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가 영풍 및 특수관계인(장씨 일가)과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고, 의결권을 공동행사한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기업사냥꾼의 약탈적 인수합병(M&A) 시도로부터 회사를 지켜낼 것”이라며 반대의 사를 분명히 했다.
박 사장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은 자원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국내 토종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임직원이 합심해 국가 산업의 토대인 비철금속 분야에서 국내를 넘어 글로벌 1위(아연, 연, 은, 인듐) 기업에 올라섰으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라며 고려아연의 전현직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쌓아온 노력과 경쟁력이 산업 전반에 미친 영향력을 강조했다.
특히, 박 사장은 영풍 측의 경영능력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약탈적 기업사냥꾼이자 투기자본인 MBK와 결탁해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당사의 주주 영풍은 그동안 석포제련소를 운영해 오면서 각종 환경오염 피해를 일으켜 지역 주민들과 낙동강 수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혀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빈발하는 중대재해 사고로 최근 대표이사들이 모두 구속됐고, 또 다른 문제인 카드뮴 누출 등 환경오염으로 현재 구속된 대표이사들에게 추가로 실형이 구형되는 등 사회적 지탄이 이어지고 있고, 특히 사업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회사 운영에 있어 심각한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사장은 국가기간산업과 기술 해외 유출 가능성에 관해서도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박 사장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정치권과 국내 여론에 의해 약탈적 기업사냥꾼이자 투기자본으로서 지속적인 비판을 받아온 곳”이라며 “그동안 여러 차례 국내에서 시장 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한 다음 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과도한 배당금 수령 등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하는 등 약탈적 경영을 일삼아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사모펀드가 당사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경우 당사의 구성원과 지역사회 및 이해관계자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갈 뿐만 아니라, 사모펀드의 본질인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전체 주주들 및 구성원들의 이익에 반하는 독단적인 경영을 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MBK파트너스는 영풍 및 그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에 대해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바, 약탈적 자본과 결탁한 공개 매수자들이 당사 경영권을 인수한 다음 당사의 경영권을 해외 자본에 재매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렇게 되면 국가 기간산업 및 이차전지 소재 관련 핵심 기술과 역량이 해외로 유출되는 엄청난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또 “영풍과 결탁한 MBK파트너스와 같은 기업사냥꾼들은 투자 수익률 극대화라는 단기적인 관점으로 기업에 접근하는 만큼 이차전지 등 우리나라 전략산업과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증대시키려는 당사를 정상적으로 경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라며 “이들이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당사의 기업가치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급격하게 악화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사장은 “현 경영진은 앞으로도 현 경영진의 리더십 아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임직원 및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약탈적 투기자본과 사회적 지탄을 받은 기업의 탐욕과 결탁으로부터 반드시 회사를 지켜낼 것이며, 이를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 여러분께 당사에 대한 지속적인 신뢰와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MBK는 지난 12일 영풍 및 특수관계인과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고, 의결권을 공동행사한다고 발표했다. MBK 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13일 영풍과 공개매수 신고서를 공시하고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권 강화 목적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MBK 파트너스는 공개매수 추진 배경과 관련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고 전형적인 ‘대리인 문제’로 인해 훼손된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및 기업가치를 개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