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강성두(왼쪽부터) 영풍 사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이성훈 베이커맥킨지코리아 변호사의 모습. 심아란 기자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영풍 측이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약탈적 기업사냥꾼의 악의적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19일 MBK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한 회사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배경에 관해 “고려아연의 부채가 늘고 수익성 떨어지는 등 재무건정성이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경영권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의 부채 규모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사장 취임 해인 지난 2019년 41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4110억원으로 35배나 늘었다는 게 MBK 측의 설명이다. MBK는 “악화된 고려아연 재무건전성으로 인해, 고려아연의 순현금은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어 올해 말에는 순부채 상황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BK 측의 주장에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내고, 제기된 의혹에 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고려아연은 “올해 6월 말 연결기준 고려아연의 현금(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기관예치금+단기투자자산)은 2조1277억원”이라며 “같은 시기 총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차입금+유동성사채+장기차입금+사채)는 1조3288억원, 총차입금을 모두 상환해도 7989억원 이며 이 같은 순현금 상태는 연말까지 유지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6월 말 연결기준 당사의 부채비율은 36%, 차입금의존도는 10%로 매우 튼튼한 재무구조를 보여주고 있다”라며 “(MBK와 영풍은) 기업의 건전성과 안정성을 평가할 때 아주 흔하게 사용하는 수치는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당사가 매우 부실해졌다고 호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MBK 측이 재무건정성 악화 요인으로 ‘최 회장이 주도한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거나 고려아연 본업과 무관한 투자 사례’를 꼽은 것과 관련해서도 “고려아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에 투자한 펀드들의 가치평가(공정가치 평가)는 감사인인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아 금융당국에 공시까지 한 것”이라며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자의적인 밸류에이션 방법(순자산가치 평가)을 사용해 손실액을 과장한 것은 물론 고려아연이 회수한 원금을 고려하지 않고, 손실액을 부풀렸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또 영풍과 MBK 측이 지난 2011년부터 2024년까지 고려아연 주가를 ‘1개월 평균 주가’로 평가한 것을 두고도 “일일 종가 기준으로 사용하면 되는데도 불구하고, 당사와 당사 경영진의 성과를 축소하기 위해 1개월 평균 주가를 사용해 경영 성과를 축소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9년 3월 22일 당사의 주가는 28만7000원이고,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 언론에 나온 2024년 9월12일 당사의 주가는 55만6000원으로 이 기간 주가는 94% 상승했다”라며 “같은 기간 코스피200의 상승률은 26%로 당사보다 낮다. 당사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영풍의 주가 상승률은 –65%”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당사는 이미 선진 거버넌스와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고려아연은 올해 대신경제연구소 자회사인 한국ESG(환경·사회·지배구조)연구소로부터 ESG등급 ‘A+’를 받으며 철강금속 산업 내 1위를 기록했다.
앞서 또 다른 ESG평가기관인 서스틴베스트로부터 최상위 ESG등급인 ‘AA’를 받으며 자산 2조원 이상 기업 가운데 2위 자리에 오른 바 있다. 영풍은 같은 평가에서 각각 ‘C’와 ‘B+’ 등급을 받았다.
고려아연은 “MBK는 고려아연의 미래와 비전에 대해 전혀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오직 투자금 회수에만 목적인 있는 사모펀드”라며 “악의적이고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허황된 의혹들과, 일방적 주장에 대해 명예훼손 등 강력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