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은 20일 낮 남자아이 3명과 여자아이 2명의 ‘오둥이’가 건강하게 태어났다고 밝혔다. 사진은 오둥이의 초음파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서울성모병원에서 세계적으로도 드문 다섯쌍둥이가 태어났다. 20일 낮 남자아이 3명과 여자아이 2명의 ‘오둥이’가 세상 밖에 나왔다.
국내에서는 2021년 34년 만에 다섯쌍둥이가 태어나 화제가 됐는데, 다시 3년 만에 5명의 쌍둥이가 세상의 빛을 보는 경사가 생긴 것이다.
더구나 이날 태어난 다섯명의 아기들은 자연임신으로 생겼다. 국내에서 다섯쌍둥이가 자연임신으로 생겨 건강하게 태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기들의 모친은 결혼 후 임신을 준비하기 위해 찾은 산부인과에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했는데, 정확한 배란을 유도하는 첫 치료 후 바로 자연임신이 됐다.
서울성모병원은 20일 낮 남자아이 3명과 여자아이 2명의 ‘오둥이’가 건강하게 태어났다고 밝혔다. 사진은 아이들의 부모가 촬영한 만삭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
병원에 따르면 쌍둥이들의 부모는 대학생 때부터 커플로 지내다 작년 10월 결혼해 막 신혼이 된 30대 초반 부부다. 경기 동두천에 거주하며 남편은 고등학교 교사, 부인은 교육공무원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신혼 시절 빨리 찾아온 아기들에게 ‘팡팡이’라는 태명을 지어줬는데, 다섯쌍둥이인 것을 확인한 뒤에는 태명을 멤버가 5명인 일본 캐릭터인 ‘파워레인저’에 빗대 ‘팡팡레인저’로 바꿨다.
다섯쌍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첫 손주를 기다렸던 양가 어른들도 걱정이 앞섰지만, 다섯 생명 모두를 지키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체구가 작은 편인 산모는 예정일인 12월이 되기 훨씬 전부터 만삭처럼 배가 불렀고,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성 전자간증 진단이 나오자 더는 출산을 미룰 수 없게 돼 27주에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했다.
다섯 쌍둥이 출산 수술하는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서울성모병원 제공] |
병원 측은 개원 후 처음 있는 다섯쌍둥이 분만을 위해 산부인과는 물론 마취통증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분만실 전담간호사 등 여러 과목의 의료진이 참여해 출산 계획을 짰다. 쌍둥이 제왕절개 수술은 각 태아의 위치와 상태를 고려하고, 태아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생아 한명당 소아청소년과 교수, 신생아집중치료실 간호사, 분만실 간호사 등 3명씩 팀을 꾸렸다. 의료진의 긴장 속에 순차적으로 세상에 태어난 아기들은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인큐베이터로 옮겨졌다.
분만을 담당한 홍수빈 산부인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인 고위험 산모의 분만이라 걱정도 됐지만, 여러 의료진이 힘을 모아 산모가 계획대로 출산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윤영아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첫 아가가 세상에 나오고 난 후 네명의 아가가 연달아 나오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신속한 처치가 필요했다”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퇴원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