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안세영이 지난달 31일 오후 고향인 전남 나주시 종합스포츠파크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선수의 작심발언으로 현재 대한배드민턴협회장직을 맡은 김택규 회장의 자진사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중들이 아닌, 협회 내부에서 나오는 목소리다.
배드민턴협회 소속 이사 14인은 22일 성명을 내고 “김 회장은 막중한 책임을 진 위치에서 누적된 잘못으로 당사자뿐만 아니라 협회와 한국 배드민턴 전체에 크나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며 “이사진의 뜻을 모아 김 회장, 김종웅 전무이사, 박계옥 감사의 동반 사퇴를 요구한다”고 했다.
이사 14명은 “파리 올림픽 이후 한국 배드민턴의 상황은 악화 일로”라며 “상황이 이 지경이 되기까지 방관한 우리 이사진들 또한 책임을 통감한다. 개인의 잘못을 들여다보고 꾸짖어 자정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달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안세영이 시상대에 올라 금메달이 입을 맞추고 있다. [연합] |
협회 임원진 구성은 총 40명으로, 회장(1명), 부회장(6명), 전무이사(1명), 이사(30명), 감사(2명) 등이다. 이번 성명을 낸 이사 14명 외에 협회 부회장 4명도 책임자 3명의 동반 사퇴를 요구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더 이상의 회장직 수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성명을 낸 이사 14명은 “부회장단 또한 그들의 동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이러한 행동은 사태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내부적으로 제어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이자,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협회장이 자리를 내려놓을 것을 요구하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했다.
김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벌인 협회 조사에서 ‘페이백’ 의혹이 제기됐다. 횡령·배임죄가 적용돼 책임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협회는 13일 ‘문체부의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문’을 배포하고 “명확한 근거 없이 한 개인을 횡령, 배임으로 모는 것은 명확한 명예훼손”이라며 향후 법정 대응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문체부는 국가대표 선수들 면담을 마치고 각종 의혹 관련 추가 자료를 제출 받는 등 조사를 마무리한 뒤 이달 말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