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가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서울시가 안심하고 임대차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돕는 ‘클린임대인’ 제도를 선보였지만 집주인들의 호응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시는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개선 노력을 통해 제도가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23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클린임대인 모집 개시일인 지난 6월 24일 이후 현재까지 클린임대인 신청을 한 집주인은 10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아직 기존 전세계약이 남아 있는 등 실제 임대 매물은 없어 시와 클린임대인 업무협약을 맺은 부동산 플랫폼 2곳(KB부동산, 직방)에 클린임대인 인증마크가 붙은 매물은 단 하나도 없다.
클린임대인 제도는 시가 임차주택의 권리관계와 집주인 신용정보 등을 확인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매물이란 것을 인증하는 것으로, 클린임대인으로 선정되면 해당 집주인의 매물에는 인증마크가 붙는다.
시는 전세사기로 얼어붙은 빌라 전세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이 제도를 고안했다. 서민 주거지인 빌라 전세거래가 위축되면서 선량한 임대인까지 피해를 보는 악순환이 이어지자 이를 개선하겠단 의지다.
시는 11월 말까지 일단 다세대 주택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성과평가 등을 통해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시는 시범사업 종료를 두 달 여 남겨둔 상황에서 시장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 온라인으로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현재는 클린임대인을 신청하려면 임대인이 직접 신청서, 확약서 등을 포함해 13개의 서류를 작성해 담당 센터에 방문해 제출하거나 우편으로 접수해야 한다.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 클린임대인 인증을 받을 만큼 안심할 수 있는 매물은 이미 전세시장에서 원활히 거래가 되고 있어 인증 필요성이 낮다는 것도 클린임대인 신청이 저조한 이유로 꼽힌다.
또 설사 클린임대인 신청이 많았다 하더라도 시와 협약을 맺은 부동산 플랫폼 2곳에만 인증마크가 붙기 때문에 시장에서 실제 정책 효과는 줄어들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클린임대인 제도로 빌라 전세거래가 활성화돼 임차·임대인의 플랫폼 유입이 늘어나길 바랐지만 아직 당초 예상을 크게 밑돌고 있다”며 “좋은 취지의 제도인 만큼 계속 확대돼 클린임대인이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