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대신 개 키우는 사람들 난리났다”…반려동물세 추진에 와글와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건 구체적 내용과 무관[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정부가 반려동물에 대해 보유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늘어나는 반려동물 관리에 따르는 국가의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인데,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23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내년 1월 시행되는 '제 3차 동물복지 종합 계획' 수립 과정에서 반려동물 보호자에게 보유세를 매기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는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분과위원회가 도입 효과와 방식 등을 검토하는 단계이며, 정책 방향이 결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려동물세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 사항이기도 하다.

반려동물 보유세를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반려동물이 크게 늘어나 이를 관리할 국가의 재정적 부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20년 11월 기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는 312만9000가구로 전체(2092만7000가구)의 15%에 달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반려동물 유기 시 보호 비용, 배변 처리 비용, 반려동물 놀이시설 조성 등 각종 비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이를 부담하는 것이 맞다는 취지다.

반려동물 보유세로 비용 부담이 생기면 양육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게 되므로 버려지는 동물의 수를 줄이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유실·유기된 동물은 총 11만3072마리다. 유기동물 증가로 지난해 지자체 동물보호센터 운영비용은 총 373억8512만 원으로 전년 대비 26.8%(79억1000만 원)나 증가했다.

보유세 도입에 찬성하는 누리꾼들은 "사람에게 주민세를 부과하듯 반려동물에게도 세금을 매기는 것이 타당하다", "사람 복지에 쓸 돈도 없는데 동물 복지에 세금을 쓰는 게 말이 되냐", "사람 눕는 잔디밭에 개 끌고 와서 소변 누게 하는 것 보면 짜증난다. 외국은 개가 갈 곳 안 갈 곳 명확하게 나눈다", "노키즈(No Kids) 하면서 개 출입은 허용하는 카페 보면 개가 사람보다 상전인 것 같다" 등 반려동물에 대한 원성을 쏟아냈다.

반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의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한 누리꾼은 "보유세 물리면 버려지는 동물 급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캐나다, 유럽 등에서는 이미 반려동물 보유세를 시행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은 첫 번째 반려견에 대해선 연 120유로(약 17만원), 두 번째 반려견에 대해선 연 180유로(약 26만원)를 부과한다.

앞서 국회 입법조사처도 최근 발간한 '2024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 농림축산식품부 현안과 관련해 "반려동물세제 도입 등 방안도 장기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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