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드럼통 살해’ 마지막 피의자 국내송환…위조 신분증으로 4개월 도피

지난 12일 베트남 현지에서 붙잡힌 태국 한국인 관광객 살해 사건 마지막 피의자 김모씨가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이른바 ‘파타야 드럼통 살해 사건’의 마지막 공범이 베트남 현지에서 붙잡혀 한국으로 송환됐다. 지난 5월 태국에서 30대 한국인 관광객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드럼통에 넣어 호수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3인방 중 잡히지 않고 도망다니던 김모(39) 씨다.

24일 경찰청은 베트남 공안과 한국 경찰 베트남 주재관이 지난 12일 베트남 모처에 숨어있던 김씨를 검거해 이날 오전 한국 인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과 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국인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 세 명이 모두 붙잡혀 한국으로 송환됐다.

이날 한국으로 압송된 김씨는 이번 범행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경찰은 먼저 붙잡힌 2명의 피의자가 제공한 단서 등을 바탕으로 현지 치안당국과 공조를 펼치며 수사망을 좁혔지만 그는 4개월 가량을 숨어 다녔다.

태국 파타야 한국인 관광객 살해 사건
지난 5월 초 태국에서 한국인 일당 3명이 또 다른 30대 한국인 관광객 A를 살해한 뒤 유기한 사건. 이들은 앞서 방콕의 한 클럽에서 만나 알게 됐고, 일당은 A에게서 돈을 뺏을 목적으로 수면제를 먹여 납치했으나 중간에 몸싸움이 일어나며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살해 이후인 5월 7일 A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몸값을 요구했고, A씨 가족의 신고로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5월 12일에는 파타야 인근 한 저수지에서 시멘트와 뒤섞여 플라스틱 드럼통에 담긴 A의 시체가 발견됐다. 같은 날 일당 중 한 명인 이모(26) 씨가 국내 거주지(전북 정읍)에서 가장 먼저 검거됐고, 이틀 뒤 다른 일당 이모(27) 씨가 캄보디아 현지에서 붙잡혀 한국으로 송환됐다.

당초 그가 태국에서 범행한 뒤 이웃한 미얀마로 빠져나갔다는 현지 언론 등의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수사팀(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은 마지막 피의자가 베트남으로 이동했단 첩보를 확인하고 현지에 나가있는 경찰 주재관과 베트남 사법당국 등과 협업하며 추가 단서를 수집했다. 그러다 지난 11일 피의자의 은신처에 관한 결정적인 정보를 입수했고 경찰청이 현지 공안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검거 작전에 나섰다.

경찰은 김씨가 도피하는 과정에서 도용 신분증을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사망을 교란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씨는 그간 수차례 태국을 드나들면서 현지 사정에도 정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태국 파타야에서 다른 공범 2명과 함께 30대 한국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20대 이모씨가 7월 12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

한국인 관광객을 살해한 피의자 3명 중 가장 먼저 붙잡힌 이모(26) 씨와 이어서 캄보디아 현지에서 검거돼 국내로 송환된 또 다른 이모(27) 씨는 현재 강도살인, 시체은닉 등 복수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공히 “살인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해외로 도피한 주요 국외도피사범에 대해 끝까지 추적, 검거하여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운다는 원칙하에 국제공조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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