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7차 핵실험 장소로 거론되는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입구의 2018년 5월 폭파 전 모습.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북한이 미 대선을 전후해 핵실험 단추를 누른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폭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지난 2017년 9월 이후 7년 만이다.
24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당국은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만 서면 수일 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북한은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이달 들어 지난 12일과 18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KN-25와 KN-23 개량형을 잇달아 시험발사하며 지난 7월 이후 잠잠하던 미사일 도발을 재개했다.
특히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탄두 원료인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하는 원심분리기가 빽빽하게 들어선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 방문 소식과 사진을 이례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은 평안북도 영변 5MW급 원자로 페연료봉 인출·재처리를 통한 플루토늄 추출과 영변과 평양 인근 강선 등지의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고농축우라늄 생산이 가능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이 기존보다 크고 무거운 ICBM 발사에 이용할 것으로 추정되는 12축 24륜의 이동식발사대(TEL)를 둘러보는 장면이 공개되는 등 북한의 무력시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우라늄 농축기지를 현지지도했다며 보도한 사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입장에서는 7차 핵실험 필요성도 다분하다.
우선 김 위원장이 핵무기 사용 명령을 내리는 ‘핵단추’와 실제 핵무기를 운용하는 부대 등과 연계한 핵무기 종합관리체계인 ‘핵방아쇠’, 그리고 국가 핵위기 사태 경보체계인 ‘화산경보’ 등의 제도를 마련한 만큼 추가 핵실험을 통해 이를 상호보완할 필요가 있다.
한국을 겨냥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들에 탑재하겠다는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전술핵탄두 ‘화산-31’ 검증 차원에서도 핵무기 소형화와 다양화 입증을 위한 핵실험이 필요하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전날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북한은 핵 소형화 등을 위해 기술적으로 몇 차례 더 핵실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한 배경이다.
여기에 오는 11월 대선을 비롯해 미 정권교체기를 맞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를 부각시키고 존재감을 키우는 동시에 향후 예상되는 북미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핵실험 만큼 매력적인 카드가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신 실장은 한미가 북한의 핵실험 감행 여부에 중점을 두고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면서 시점에 대해서는 “북한의 전략적 유불리를 따지면서 결정할 것”이라며 “그런 시점에 미 대선 전후도 포함돼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를 이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1차 핵실험은 풍계리 핵실험장 1번 갱도, 2~6차 핵실험은 모두 2번 갱도에서 실시됐으나 3, 4번 갱도에서는 핵실험이 이뤄진 적이 없다.
북한은 한반도 화해무드가 조성됐던 2018년 5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했지만 2022년 3월부터 복원에 나서 같은 해 복구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