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CB)는 9월 미 소비자신뢰지수가 98.7을 기록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8월(105.6)보다 6.9포인트 급락한 수치로, 2021년 8월 이후 월간 기준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시장 예상치도 103.9도 5포인트 넘게 하회했다.
향후 6개월 상황에 대한 기대 지수는 81.7로 하락했고, 현재 상황에 대한 평가 지수는 124.3으로 떨어졌다.
다나 피터슨 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수의 구성 요소 전반에서 소비 심리 악화가 나타난 것은 고용시장 여건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며 “고용시장은 여전히 건전하고 실업률은 낮은 데다 해고도 적고 임금도 오르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근로 시간 단축, 임금 상승률 둔화, 구인 건수 감소에 더 많이 반응했다”고 말했다.
‘일자리가 충분하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30.9%로 7개월째 감소했다.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7개월 연속 감소세는 2008년 이후 가장 긴 기록이다.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18.3%로 늘었는데, 이 역시 2021년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고용 시장 상황을 살피기 위해 이 두 응답 비율을 면밀히 보고 있다.
응답 비율 차이는 12.6으로, 8월의 15.9에 비해 대폭 줄었다. 2021년 3월 이후 최소치다. 이 비율은 8개월째 좁혀지고 있는데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시작으로 나타난 대침체(the Great Recession) 이후 가장 긴 추세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경제가 이미 침체기에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소폭 상승했다.
이 조사에서 소비자의 약 3분의 1이 내년에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벤 에어스 네이션와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소비자신뢰지수의 급락은 노동시장이 약화하면서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 비교적 공격적인 양적완화 사이클을 이어간다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낙관론을 강화하고 경제가 경착륙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수가 나오면서 뉴욕증시 주가지수는 상승 폭이 둔화됐다.
앞서 발표된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영향으로 상승세를 타던 주가는 소비 심리 약화 소식에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